포스코, 印尼 일관제철소 상업생산 시작

[글로벌이코노믹=정소현기자]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 건설한 일관제철소 크라카타우포스코가 23일(현지시간) 화입식과 함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화입은 용광로(고로)에 첫 불을 지피는 것으로 상업생산에 들어간다는 신호다.

이로써 포스코는 1973년 포항 영일만에 고로를 만들어 쇳물을 뽑아낸 지 40년 만에 첫 해외 고로 제철소를 보유하게 됐다. 행사에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양국 관·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이번 일관제철소는 한국의 기술과 인도네시아의 우수한 인적자원이 합쳐져 이뤄낸 성과"라며 "포스코가 제철보국 이념으로 한국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됐듯 크라카타우포스코도 같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제철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포스코와 현지 국영철강사 크라카타우스틸이 7대3 비율로 총 30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했다.

슬래브 180만t, 후판 120만t 등 연간 총 300만t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는 작년 기준 포스코 전체 제품 생산량(3천551만t)의 8.4%에 해당하는 것으로 포스코가 건설한 해외 제철소 가운데 최대 규모다.

슬래브는 쇳물을 직사각형 형태로 굳혀서 만든 것으로 다양한 철강제품의 기초재료이며, 후판은 조선·플랜트·구조물 등에 쓰이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일단 상업생산 첫해인 내년에 수출 대비 단가가 높은 현지 판매망을 적극 공략해 총 생산량의 70%인 210만t을 내수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 수입산보다 가격이 저렴한 현지 철광석 사용 비율을 30%까지 확대하는 등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내년부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이번 일관제철소 사업은 건설·발전·정보통신(IT) 등 각 분야 계열사를 활용해 자체 역량으로 수행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포스코 측은 전했다.
포스코건설은 엔지니어링과 건설을 총괄했고 포스코에너지는 제철소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200MW급 발전소 건설을 담당했다.

또 포스코ICT는 IT통합운영시스템을, 포스코엠텍은 쇳물 생산에 필요한 알루미늄 탈산제 생산시스템을 각각 구축했다.

이밖에 248개 중소기업이 사업에 참여해 대·중소기업 간 협업 모델로도 주목받는다. 포스코 관계자는 "40년 전 영일만 포항제철소를 건설할 때 자금은 물론 기술까지 외국에 의존했던 것에 비하면 회사 역사에 큰 이정표가 하나 만들어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포스코 측은 "이번 일관제철소 가동을 기점으로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를 연결하는 '철강벨트'를 완성하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철강사로 한단계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