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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전남지사 "F1 개최, 1년 쉴 수도 있다"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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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전남지사 "F1 개최, 1년 쉴 수도 있다" 배수진?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 조직위원장인 박준영 전남지사가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F1대회를 1년 쉴 수도 있다"고 발언해 파장이 예상된다.

코리아 그랑프리 개최 시기를 놓고 F1 조직위원회와 F1운용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이 쳠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지사는 10일 제28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후 도청 인근 모 식당에서 의회 의장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박 지사는 이 자리에서 "내년도 F1 일정(캘린더)에 코리아 그랑프리가 (올해보다 6개월 앞당겨진) 4월로 배정됐는데 마케팅이나 대회 준비 등에 어려움이 많은 만큼 일정 조정을 위해 FOM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능한 모든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되, 사정이 도무지 여의치 않을 경우 대회를 1년 또는 1년 반 쉬었다가 다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휴식기간으로 밝힌 '1년'은 내년 4월 개최를 전제로 2015년 4월에 다시 대회를 치른다는 의미고, '1년 반'은 내년 4월은 건너 뛰는 대신 이듬해 10월에 다시 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직위 안팎에서는 F1 적자와 전남도의 재정난, 반대여론 등을 감안해 '1년 휴식론'이 간혹 제기되곤 했으나, 조직위원장인 박 지사가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프로모터나 돈줄인 국영기관이나 은행 측이 재정난 등으로 한시적으로 대회를 중단한 뒤 다시 개최한 적은 드물게 있지만 코리아 그랑프리 조직위는 "당초 2016년까지 계약된 만큼, 중단이나 포기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박 지사의 이날 발언은 일종의 '배수의 진'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여름 FOM과의 재협상을 통해 미화 4370만 달러(489억원, 달러당 1120원 기준)에 이르는 개최권료 가운데 40% 가량을 깎은 이후 내년 개최권료 협상이 채 이뤄지지도 전에 일정이 6개월이나 앞당겨지자 난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조직위 관계자는 "내년 개최권료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고, 내실있는 준비를 위해선 10월 개최가 절실하지만, 돌연 4월로 앞당겨지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됐다"며 "다각적인 협상을 벌이되, 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1년 숨고르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후유증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1년 쉬었다 복귀하는게 쉽지만은 않은 데다 프로모터 내부 문제보다는 F1의 절대권력인 FOM과의 갈등이 일정 정도 작용한 문제여서 더더욱 그렇다.

내년 대회가 사상 최다인 22개 대회로 치러질 공산이 크고, 이에 대해 드라이버들과 F1 팀들이 "무리한 일정"이라며 반발할 가능성도 커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코리아 그랑프리가 자연스레 탈락될 공산도 크다.

대회 신인도 추락은 물론 수십명에 이르는 조직위 파견 공무원들의 복귀 문제도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조직위 측은 "대회를 쉬는 문제, 또 쉬는 햇수 만큼 계약이 연장되는 것인지, 모두 FOM과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문제"라며 "아직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