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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이어 대우조선도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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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이어 대우조선도 '아웃'

정부, 매각 서둘러..글로벌 업체 "좀더 지켜보자" 관망

[글로벌이코노믹=이진우 기자]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매각이 검토되고 있어 국내 조선업계의 본격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9일 조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우조선해양 주식 3280여만주(전체 지분의 17.15%)를 매각하기로 하고 주관사 선정을 위해 투자기관에 제안 요청서를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는 매각 주관사를 오는 7월 중에 선정하고, 매각 최적시기와 조건을 연내에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지난 2월 자산관리공사(KAMCO)로부터 보유 중이던 대우조선해양(19.1%) 가운데 17.15%를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시한 만료로 넘겨받았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는 31.3%를 보유한 산업은행으로 금융위의 지분 매각에도 경영권 변동은 없다.

그러나 금융위가 공적자금 조기 회수를 위해 지분을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뿐 아니라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주식까지 묶어 경영권을 통째로 파는 방법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산업은행이 가세할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권이 새로 바뀔 가능성도 매우 높아진다.

이럴 경우 매각 준비작업 완료되는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에 대우조선해양이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대우조선 매각 시도는 예전에도 여러 번 시도됐다.
지난 2008년 11월 대우조선 매각과정에서 한화그룹은 6조여원의 대금을 제시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이듬해 1월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를 포기한다고 선언하면서 이 회사의 매각은 전면 중단됐다. 당시 포스코와 GS그룹도 입찰에 참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를 정했다고 대우조선 지분을 곧바로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조선산업의 침체된 업황에서 서둘러 팔기보다는 좀더 시장을 관망하면서 매각 시점을 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위가 대우조선 지분 매각을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재위탁해 지분을 묶어 파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럴 경우 최대 50%에 가까운 지분이 한꺼번에 팔려 새 주인에게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 금융위나 산은으로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더 많은 돈을 받아낼 수 있다.

정부가 경기 불황에도 대우조선 매각을 다시 시도하는 것은 우리금융과 마찬가지로 정권 초기에 공적자금을 최대한 빨리 회수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권 초기에 매각 작업을 하지 않으면 결국 좌초될 가능성이 크고 새 정부가 선정한 140개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재정확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STX조선이 유동성 부족으로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는 등 가장 힘든 시기에 대우조선 매각이 또다시 불거졌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해 성동조선에 이어 올해 STX조선 등 기업 구조조정 대상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우조선마저 매물로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조선 시황이 최악이어서 대우조선을 매물로 내놓아도 제값을 받기 힘들다"면서 "정부가 대우조선 매각에 신경 쓰기보다 국가 경제 차원에서 신속한 지원을 통해 어려움에 부닥친 조선업체의 유동성을 풀어주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