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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국씨도 조세회피 유령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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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국씨도 조세회피 유령회사

2004년 버진아일랜드에…전두환 前대통령 비자금 연관 주목

▲뉴스타파가3일공개한전재국씨의조세피난처페이퍼컴퍼니이사동의서(아래빨간줄네모부분은전씨의자필서명).
▲뉴스타파가3일공개한전재국씨의조세피난처페이퍼컴퍼니이사동의서(아래빨간줄네모부분은전씨의자필서명).


[글로벌이코노믹=이진우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55)가 지난 2004년 조세 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www.newstapa.org)는 3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 기업인 4차 명단으로 전재국 씨를 단독으로 공개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전씨가 2004년 8월 13일 버진아일랜드에 ‘블루 아도니스 코퍼레이션(Blue Adonis Corporation)’을 세우고 단독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사회 결의서 내부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씨가 등기이사 주소로 기재한 ‘서울 서초동’ 지번이 자신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는 출판업체 시공사 본사의 주소와 정확히 일치했고, 전씨 여권번호도 역시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블루 아도니스의 주식 청약서와 이사 동의서, 주식인증서, 전씨의 영문 자필 서명이 담긴 서류도 함께 공개됐다.

뉴스타파는 전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시기가 당시 동생 전재용씨에 대한 72억여원 조세포탈 수사가 검찰이 진행하고 있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상호 연관성을 주목했다.

그러나 뉴스타파 측은 “전재용씨 조세포탈 금액이 바로 전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로 유입됐다는 직접적인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스타파가3일공개한전재국씨의조세피난처페이퍼컴퍼니등기이사명부에기록된전씨의이름과주소,여권번호.
▲뉴스타파가3일공개한전재국씨의조세피난처페이퍼컴퍼니등기이사명부에기록된전씨의이름과주소,여권번호.


뉴스타파의 공개 자료에는 블루 아도니스의 2004년 8월13일자 이사회 결의서에서 블루 아도니스의 계좌정보, 자금 거래내역, 회의록 등을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보관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특히 페이퍼 컴퍼니 등록대행업체 PTN 본사와 버진아일랜드 지사 직원 간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에서는 전씨가 2004년 9월 22일까지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유령회사 명의의 계좌를 만들려 했으나, 관련 공증서류가 분실돼 계좌개설이 늦어진데 따른 항의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메일 내용에는 “매우 급한 사안인데 은행계좌의 돈은 모두 잠겨 있어 고객(전재국씨)이 몹시 화가 나 있다…(Her client is very upset about the whole issue and the matter is now very urgent as the client's money are all stuck in the bank accout…”라고 명기돼 있다.

뉴스타파는 “당시 전씨는 어떤 계좌에 예치해 둔 돈을 버진 아일랜드에 세운 유령회사 명의의 아랍은행 계좌로 급하게 이체하려 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블루 아도니스 법인을 최소한 6년 이상 보유했고, 유령회사와 연결된 해외은행 계좌로 자금을 움직였다는 정황도 찾아냈다고 뉴스타파 측은 덧붙였다.

뉴스타파는 이같은 취재 결과에 대한 전재국씨의 직접 해명을 확인하려 했으나 전씨가 접촉을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