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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성범죄로 무너진 '군 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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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성범죄로 무너진 '군 기강'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최근 육군사관학교(육사) 생도와 현역 군인이 저지른 성범죄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군 기강'이 해이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2일 육사 '생도의 날' 행사 중 4학년 남자생도 A씨가 2학년 여자생도 B씨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육사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1946년 개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행사 중 한 지도교수가 주관한 전공학과 점심식사에서 생도 20여명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이른바 '폭탄주'를 나눠마셨다. 이후 A씨는 만취 상태인 B씨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과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군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들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남수(58·육사35기) 육군 교장(중장)은 교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역의사를 지난 달 30일 밝혔다.

또 휴가 나온 군인이 여장을 하고 찜질방 여성 탈의실에서 여성의 알몸을 훔쳐보는 등 현역 군인들이 성범죄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달 30일 여장을 하고 찜질방 여성 탈의실에서 여성의 알몸을 훔쳐 본 경기도 파주 육군 모 부대 소속 박모(22) 일병을 건조물침입 혐의로 체포해 헌병대로 인계했다.

박 일병은 지난 달 29일 오전 2시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한 찜질방에서 여장을 한 뒤 여성 탈의실에서 여성들의 알몸을 훔쳐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박 일병은 여성용 찜질복으로 갈아입은 뒤 머리를 수건을 감싸고 가슴에 수건을 말아 넣어 여성으로 위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 속초경찰서도 지난 달 30일 학원 건물에서 중학생과 초등학생 등 7명의 여학생을 성추행한 손모(21) 일병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붙잡아 육군 헌병대로 신병을 인계했다.

손 일병은 이날 오후 5~6시께 강원 양양군 양양읍 한 학원 건물의 엘리베이터와 계단에서 중학교 1학년 여학생 6명과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 1명 등 모두 7명의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상근예비역인 손 일병은 부대에서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 자신의 집 부근 학원 건물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성범죄로 적발된 군인의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최원식·진선미 민주당 국회의원이 국방부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군인과 전의경 성범죄 관련 자료를 군인권센터가 분석한 결과, 성범죄로 적발된 군인은 지난 2009년 224명에서 2011년 366명으로 증가했다. 3년간 63%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11년에는 군인에 의한 성범죄가 하루에 1건 가량 발생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육사에서 성범죄 예방 교육을 정규 교양강좌에 추가하고 군부대 내 성범죄 전담부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현행 육사에서 일 년에 1~2차례 있는 성범죄 예방 교육을 정규 교양과목으로 신설하고 이 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일반 부대는 성범죄 전담부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사법원법상 지휘관이 형의 반을 감형시켜 줄 수 있는 '관할관 확인 조치'를 폐지해 솜방망이 처벌을 없애야 한다"며 "성범죄 실태조사 등 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