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기금리의 대표적인 지표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5일 오전 한때 전날 종가보다 0.065% 포인트 상승(가격은 하락)한 0.920%를 기록하며 장중 기록으로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1개월 만의 최고치를 친 뒤 16일 오전 전날 종가보다 0.025% 포인트 하락한 0.845%를 나타냈다.
일본은행이 엔화를 방출하면서 주가가 먼저 오르는 만큼 은행과 기업이 이익을 쫓아 자금을 채권 대신 주식쪽으로 옮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 당국자들은 장기금리 상승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일본은행이 계속 국채를 사들이는 한 조만간 국채 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장기금리가 사흘 연속으로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이자 시장에서도 "이건 뭔가 이상하다"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철강업체인 JFE 홀딩스와 도요타(豊田)자동 직기(織機) 등 기업들은 예정했던 사채 발행을 미뤘고, 일각에서는 국채 대신 해외 채권을 사들이는 등 자산 구성을 중장기적으로 재편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현상에 대한 진단도 사뭇 달라졌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국채를 지나치게 사들인 탓에 장기금리가 불안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장기금리는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을 발표한 직후 역대 최저 수준인 0.315%까지 급락했다가 불과 1개월만에 0.9%대로 상승했다. 일본 투신사의 자금 운용 담당자는 "수익률의 급락, 급등폭이 너무 커서 방향을 잡을 수 없다"며 "채권에는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은행도 대책에 착수했다. 15일에는 시중 금융기관에 "0.1% 저리로 2조엔을 1년간 대출하겠다"고 통지했다. 이후 장기금리 급등세가 한풀 꺾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를 두고 "금융기관이 안심하고 채권을 살 수 있는 자금을 공급해 불안 심리를 잠재우려는 것"이라며 "일본은행의 시장 조절은 어디까지나 대증 요법일 뿐이고, 물가 상승 유도 정책을 펴는 한 금리 상승 압력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16일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 회의에서 "주가가 오르면서 국채를 팔고 주식을 사는 사람이 있는 점 등 여러가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전제한 뒤 "자금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국채금리도 그에 따라 오르는 것은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