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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산업재해' 방글라데시 건물 붕괴 사망자 최소 62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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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산업재해' 방글라데시 건물 붕괴 사망자 최소 622명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최악의 산업재해로 기록될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수습된 시신이 620구가 넘었다고 현지 경찰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지 경찰은 이날 사망자 수가 622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당국이 실종자가 149명뿐이라고 발표한 이후 수습된 시신이 200구가 넘었다.
8층짜리 건물 라나 플라자의 잔해 속에 시신 썩는 냄새가 여전히 진동해 시신이 더 많이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의 사망자 수가 1911년 미국 뉴욕 트라이앵글 공장 화재의 사망자 146명, 지난해 파키스탄 의류공장 화재의 사망자 260명, 같은 해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화재 사망자 112명 등 모든 기록을 이미 훌쩍 넘어, 이번 사고는 역대 최악의 산업재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고 건물을 설계한 건축회사의 건축사는 이날 이 건물을 무거운 장비를 취급하기 위해 설계하지 않았다며 당초 5층이던 이 건물이 8층으로 불법으로 증축됐다고 밝혔다. 라나 플라자에 입주한 의류공장 5곳이 사용했던 장비에는 대형 발전기 여러 대가 있었고 건물 붕괴 전 대형 발전기들이 작동하고 있었다.

건축회사 바스투칼파 컨설턴츠의 건축사 마수드 레자는 2004년 설계한 사고 건물을 산업용이 아닌 쇼핑몰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레자는 “이 건물의 3층을 상점용, 2층을 사무실용으로 설계했었다”며 “3층이 증축되고 의류공장들이 위층에 입주하게 된 경위는 모른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은 부실한 건축자재와 의류공장이 사용한 무거운 기계 작동에 따른 진동 때문에 건물이 무너진 것이라고 밝혔다.
붕괴 사고 전날 건물에 균열이 있었고 건물주 모하마드 소헬 라나는 엔지니어 압둘 라자크 칸에게 균열 조사를 요청했다. 칸은 이날 저녁 TV 방송에 출연해 라나에게 건물에 있는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경찰도 대피 지시를 내렸지만, 사고 현장의 증인들은 붕괴 사고 몇 시간 전에도 라나가 사람들에게 건물은 안전하다고 말했고 의류공장 관리자들도 직원들에게 공장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경찰에 체포된 라나를 과실, 불법 증축, 직원들을 강제로 일하게 한 혐의로 기소할 것이며 라나는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그에게 혐의가 추가될지 언급하지 않았다.

경찰은 칸도 체포했으며 칸은 라나가 3층 불법 증축과 관련해 상담한 컨설턴트 회사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해 11월 112명이 숨진 의류공장 화재 후 의류공장에 대한 안전을 조사하고 위반했을 경우 면허를 취소할 것이라며 의류공장 안전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방글라데시가 전 세계 의류업체들에 납품하는 의류의 수출액은 200억 달러로 방글라데시 총 수출액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붕괴 사고로 의류업체들이 자체 규정에 따라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고 있다는 주장에 의문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방글라데시 정부가 노동조건을 개선하지 않으면 방글라데시의 유럽 시장 접근을 규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