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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치는 쉐프의 '재즈요리' 한번 맛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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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치는 쉐프의 '재즈요리' 한번 맛보실래요?"

[한국의 맛-기타 치는 재즈요리사 이진호 쉐프]

직접 요리하고 사진 찍고 시간 나면 음악연주도


블로그 운영→요리책 출간→방송 출연 ‘성공로드맵’


스타 쉐프 대신 예술경계 넘나드는 토털 아티스트 되고파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요리계의 뜨는 별로 불리는 ‘재즈요리사’ 이진호 쉐프. 그는 여느 조리사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조리사로서는 가보지 않은 전인미답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꿈꾸는 조리사는 단순히 요리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한 요리를 사진으로 찍는 사진작가이자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며 나아가 자신의 요리를 먹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에게 자신의 기타연주를 들려주는 토털 아티스트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에서 블로그 ‘쿠킹 재즈’를 개설해 하루 방문객 3만 명을 넘어섰는가 하면, 이 여세를 몰아 자신의 요리 책을 출간하고, 신문과 방송을 타는 등 자신이 그린 성공로드맵을 요리하는 조리사이기도 하다. 요리가 끝난 후 자신이 좋아하는 재즈음악을 기타로 연주하는 이진호 쉐프를 만났다. <편집자 주>

-서교동 골목에 자리한 ‘호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호우’는 카페와 바, 그리고 레스토랑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죠. ‘때를 맞춰 알맞게 오는 비’ 또는 ‘좋은 친구’라는 의미 그대로 아련한 감성을 깨우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낮 시간에는 카페(café)로, 늦은 저녁에는 바(bar)로 변신하는데, 주점 ‘골빈당’을 운영했던 사진작가 출신의 사장님이 경영을 맡고, 저는 주방에서 요리를 책임지고 있어요.”

-뉴질랜드에는 언제 가셨나요?

“선친의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열네 살에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한 후 가족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PETC라는 요리전문학교에 들어갔어요. 너무나 요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학교를 다니는 중에도 틈틈이 레스토랑에서 일했고, 열아홉 살 때는 뉴질랜드의 3대 기업 중 하나인 카지노 호텔(스카이시티)에 입사해 5년 반 동안 근무했어요. 그 후에는 한국에 나오기 전까지 석유회사 파크 드릴링에 케이터링 해주는 회사에서 일을 했습니다.”

-뉴질랜드에 있으면서 포털사이트 다음에 ‘쿠킹 재즈’라는 파워블로그를 운영하셨는데….

“전문학교와 호텔에서 ‘스타 쉐프 제조기’로 불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필리핀 출신의 쉐프에게 인도, 태국, 양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요리를 접했어요. 그동안 쌓았던 요리에 대한 내공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생각에서 블로그 ‘쿠킹 재즈’를 열었어요. 매일 제가 만든 요리 사진과 레시피를 올렸고, 심지어는 하루에 요리 세 가지를 올리기도 했어요. 하루 방문객 3만명을 넘어서면서 점점 블로그를 운영하는 재미에 빠져 그 이하로 방문객이 오면 ‘왜 방문객이 줄었을까’라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연속으로 다음이 선정한 100대 파워블로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블로그 ‘쿠킹 재즈’가 유명해지자 잡지사에서 이진호 쉐프의 요리 레시피를 연재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2008년 10월부터 자신이 직접 요리하고 촬영한 사진이 이젠 블로그가 아닌 잡지에 실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스무일곱 살이 되는 해인 2009년 1월 뉴질랜드 생활을 청산하고 10년 동안 짝사랑 했던 한 일본인 여인을 찾아 한국으로 돌아왔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잡지사와 인터뷰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유명한 스타도 아닌데, 아주 드문 일이었죠. 2009년 1월 14일 밤 비행기로 귀국했고, 그 다음날 오전 10시에 얼떨결에 인터뷰를 했어요. 처음에는 쉐프의 대우가 한국보다 월등한 뉴질랜드를 버리고 왜 왔느냐는 등 호기심어린 눈으로 보다가 인터뷰가 끝난 후 푸드스타일리스트인 이보은 쿡피아쿠킹스튜디오 대표를 소개해주었어요. 월간 요리잡지 <에쎈>에 연재를 하기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달랑 노트북 하나와 그릇 한 점, 포크와 나이프 세트 밖에 없는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잡지에 연재된 요리 소개가 폭발적 반응을 얻었어요. 그 덕분에 서울에 정착한 지 한 달 만에 책 출판 계약을 맺고 <소울 키친>이란 첫 번째 책을 출간하게 되었어요. 그러자 여러 매체에서 ‘떠오르는 샛별 요리사’로 조명되고, 요리전문 채널인 올리브 TV에서도 섭외가 왔어요.”

이진호 쉐프가 유명해질 무렵 버즈 알 아랍 호텔 수석총괄주방장을 지낸 에드워드 권이 스타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진호 쉐프는 올리브 TV측에 에드워드 권과 같은 예우가 아니면 출연하지 않겠다는 배짱을 보였다. 요리에 대한 내공에 자신이 있었고, 남이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개의치 않고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통큰 선언이었다.

“‘꽃미남 쉐프’ 신효섭을 만난 것도 그 무렵입니다. 괜찮은 요리사라는 걸 알고 잡지에 함께 요리 칼럼을 연재하고, 공중파에도 나란히 출연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어요. 2011년 11월에는 대한민국 남자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입대해 2012년 8월에 전역했습니다.”

그는 요리를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성공로드맵을 만들었다고 한다. 블로그 운영을 하고 잡지에 소개되며 이어 책을 출간하고 방송에 나오는 성공로드맵이다. 누구나 머리로는 성공로드맵을 쉽게 그릴 수 있지만 이진호 쉐프처럼 실제로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그의 대단한 열정과 노력이 돋보인다.

-요리세계에 빠져들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집안 환경이 커다란 영향을 주었어요. 할아버지께서는 우리나라에 바나나와 오렌지 등 열대과일을 처음 수입해온 유통업자였고,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는 제주도에서 농장을 운영했으며, 아버지께선 대단한 미식가로서 저에게 음식의 참맛을 알게 해주셨지요. 게다가 어머니께서는 남다른 베이킹 실력을 갖추셨고, 누나도 조리사였어요. 그런 덕분에 저도 자연스럽게 요리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저만의 요리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성공로드맵에 따라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다음 행보는 어디로 향하고 있나요?

“조리사로서 성공하면 교수를 꿈꾸거나 좀더 유명한 스타쉐프가 되기를 원해요. 하지만 전 엉뚱하게도 이 같은 꿈 대신에 조리사를 하면서 사진작가로, 화가로, 음악연주자로 활동하고 싶어요. 요리는 제가 할 수 있는 많은 재능 중 하나일 뿐, 재능을 요리에 한정해서 썩히고 싶지는 않아요. 호기심이 많다고 해야 하나요? 제가 그린 그림이 걸려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고객들에게 요리를 해주고 식사를 드시는 중간에 기타로 재즈음악을 연주하는 토털 아티스트가 제가 가고자 하는 길입니다.”

이진호 쉐프와 같이 다양한 재능을 뽐내는 조리사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자신도 결코 쉽지 않은 목표이기에 도전할 의욕이 난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2~3년 후에는 제가 직접 연주한 재즈앨범이 나올 겁니다. 또 4~5년 후에는 제가 그린 그림과 사진으로 작품전시회를 할 생각이에요. 저는 요리도 빨리 해내지만 의외로 섬세한 감각을 지니고 있어서 한 작품을 그리는데 몇 달이 걸리기도 해요. 나름대로 국내에서 내공을 쌓고 나면 외국에 진출, 채식주의자를 위한 레스토랑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다른 조리사 친구와 전혀 다른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지만 생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합니다.”

이진호 쉐프는 그동안 출간한 세 권의 요리책 <소울키친>, <다이어트 홈 카페 120>, <슈퍼 푸드로 만든 건강한 요리>에 나오는 요리 사진도 자신의 카메라로 직접 촬영했다. 일반 사진작가와는 달리 컨셉트가 살아 있는 사진을 좋아해 요리와 소품 사진을 즐겨 찍는다. 특히 요리사진을 찍을 때에는 작업을 하기 전 반드시 먹어본 다음에 맛이 제대로 나올 때 사진을 찍고, 하루에 기껏해야 세 가지 요리 이상은 찍지 않는 걸 철칙으로 삼고 있다고.

“요리 사진을 찍는 대부분의 작가는 저처럼 요리를 즐기기보다는 직업으로서 카메라를 듭니다. 아직 제 사진과 그들의 사진이 어떻게 다른지는 설명하지 못하지만 분명한 건 제가 소개한 요리는 실제로 따라해보면 맛이 다르다는 점은 자랑하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작가로서의 목표가 서 있습니까?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옛날부터 영상이나 사진에 관심이 많았어요. 요리는 오랫동안 해온 덕분에 나름대로 내공이 쌓였고, 사진과 그림은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장의 요리사진을 찍어야 하는 일반 작가와는 달리 요리에 공을 들이고, 사진에 정성을 기울이는 게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요리는 금방 끝내지만 사진을 찍는 데에는 요리 시간의 몇 배를 들입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드러나는 사진에서 요리의 맛을 느껴볼 수 있도록 말이지요.”

이진호 쉐프가 조리사가 아닌 사진작가로서는 아직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13평 밖에 안 되는 아주 열악한 연립주택에서 찍은 사진으로 요리책을 상재한 것을 볼 때 실력과 사진에 대한 열정이 녹록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와 같이 작업을 한 후배들은 그의 뜨거운 열정과 노력을 한편으로는 부러워하고 한편으로는 두려워 한다.

-레스토랑 한 켠에 기타가 있는데, 연주도 직접 하시나요?

“사실 음악은 제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아요. 요리를 하고 사진을 찍고 하는 건 음악을 하기 위해 하는 준비인 셈이지요. 그렇다고 전문 연주자로 대성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단지 음악은 제 인생에서 너무나 소중한 것이어서 혹시 깨질까봐 두려운 백자라고나 할까요. 그러니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더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접근을 하고 있어요. 최근 쿠킹클래스에 요리를 배우러 온 고객들에서 행사가 끝난 뒤 재즈음악을 들려주었어요. 연주한 저도 행복했고, 음악을 들은 그들도 행복해 했어요.”

그가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진 건 태어나자마자부터다. 이진호 쉐프가 태어나 자란 강남구 역삼2동의 자택에는 기타를 만드는 이웃과 기타리스트가 있었고, 그의 모친 또한 기타를 친 덕분이다. 집에 있으면 늘 벽 하나를 두고 들려오는 기타 소리가 언젠가 그에게는 로망스가 되었다.

“하루 12시간 일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지만 기타를 연주하면서 힘을 얻어요. 요리만 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공교롭게도 10년 전 짝사랑했던 일본인 여자 친구의 남자 친구도 기타리스트였어요. 이래저래 저에게 음악은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입니다.”

-음악이 알게 모르게 요리에 영향을 주지 않나요?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어요. 먼저 음악은 제게 커다란 에너지를 줍니다. 손을 재빨리 놀리고 섬세하게 요리하는 것도 다 음악 덕분이에요. 빨리 요리를 끝내고 집에 가서 기타를 치고 싶은 욕구도 있고요. 그런데 음악을 생업으로 삼으면 질릴까봐 직업으로는 삼지 않을 생각입니다.”

※집에서 따라해 보는 이진호 쉐프의 비법 2제(題)


베이컨 버섯 시금치 샐러드


■ 이진호 쉐프의 베이컨 버섯 시금치 샐러드 레시피(2인분)


양송이버섯 100g, 새송이 버섯 100g, 베이컨 6줄기, 다진 마늘 1작은술, 시금치 1/2 묶음(100g), 올리브 유 2큰술, 바게트 빵 1/4개, 소금/후추/부추 조금씩

베이컨 버섯 시금치 샐러드 만드는 방법


① 버섯을 깨끗이 씻은 후 작은 사이즈로 썰어 주세요.

② 베이컨을 작은 사이즈로 썰어 주세요.

③ 빵을 작은 사이즈로 썰어 주세요.

④ 시금치는 적당한 사이즈로 썰어주세요.

⑤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올리브 유를 두른 후 송이버섯과 베이컨, 다진 마늘을 넣어 볶아 주세요.

⑥ 버섯이 노릇노릇하게 익기 시작하면 빵, 시금치를 넣어 살짝 볶아 준 후 불에서 때어내고 그릇에 담아 접대 하면 요리가 완성됩니다.

팁: 이 요리는 프라이팬에 볶은 버섯과 베이컨, 시금치를 볶은 후 바게트 빵을

넣어 같이 볶는 요리로써 요리 재료의 맛이 바게트 빵에 스며들어 더욱 맛있는

요리 입니다. 브런치 요리로 추천하는 요리이며 간단식사로 좋은 요리입니다.

새우오일 스파게티


■ 이진호 쉐프의 새우오일 스파게티 레시피(2인분)


새우 400g, 송이토마토 16 개, 올리브유 1컵, 스파게티면 200g, 셀러리 100g, 다진 마늘 2작은술, 토마토 퓨레 1작은술, 파슬리/소금/후추 조금씩

새우오일 스파게티 만드는 방법


① 토마토를 반으로 썬 후 소금과 후추를 뿌려주세요.

② 새우의 껍질과 내장을 제거해주세요.

③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새우껍질과 마늘 1작은술, 작게 썬 셀러리를 넣은 후 볶아주세요.

④ 마늘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나머지 올리브유를 넣은 후 토마토와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중간불로 30분 동안 끓여준 후 야채가 다 익으면 망에 기름을 걸러내 주세요.

⑤ 뜨겁게 달군 냄비에 마늘 1작은술과 새우 살, 새우 기름을 두른 후 새우가 익을 때 까지 볶아주세요.

⑥ 새우가 익으면 삶은 스파게티 면과 나머지 토마토를 넣은 후 볶아주세요. 마지막으로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 후 접시에 담아 잘게 썬 파슬리와 함께 접대하면 요리가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