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주진 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출시한 대선자금 펀드 '안철수 국민펀드'가 13일 출시 8시간 만에 52억원을 모았다.
펀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투자를 결심하게 된 이유와 사연이 담긴 글들이 오후 8시 현재 100개 이상 게재돼있다.
서울에서 전자기기 제조업에 종사 중인 손광영씨는 20개월간 모은 적금을 깨고 2000만원을 예치했다.
손씨는 "어느 세대 할 것 없이 불안에 떨고 있는 이 시대의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준비된 후보는 안철수 후보"라며 "안 후보의 진심이 국민의 안심으로 현실화되는 그날을 갈망하며 2000만원을 투자한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임산부 양모씨는 "이제 곧 태어날 아가를 위해 미래에 투자한다"며 "실패했을 때 비난당하지 않고 합당한 비판을 받고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익명의 주부는 "집안 가구를 바꾸기 위해 모아둔 500만원을 투자했다"고 털어놨다.
"최소 실천의 행동인 1만원이지만 그래도 제 마음을 당신께 투자한다"며 "펀드 투자금을 내년에 돌려받지 않고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한 기부로 적립할 순 없냐"고 제안한 익명의 투자자도 있었다.
수능을 치른 한 고3학생 역시 "수능 끝나면 옷이랑 신발 같은 거 사려고 한푼 두푼 모아놓은 돈"이라며 3만원을 투자했다.
한 30대 남성은 "중산층이라 믿고 나름 회사에서는 팀장까지 고속 승진하며 살았는데 한번에 기울기 시작했다"며 "그냥 성실히만 살아서는 안 되는 세상이다. 1만원에 내 소망을 보내드린다"고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께 접속자 폭주로 펀드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펀드의 총 모금액은 280억원으로 모금기간은 280억원을 달성할 때까지다. 금리는 연 3.09%다.
펀드는 안 후보와의 개인 대 개인의 채권채무 관계이므로 공무원이나 교사도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는 게 안 후보 측의 설명이다. 차용증서는 이메일로 발급되며, 최소 1만원부터 시작해 상한액은 없다.
투자금 상환일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12월19일 대선 이후 70일 이내 선거 비용이 보전되는 내년 2월27일 전후다. 안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15% 이상 득표할 경우 선관위로부터 선거비용 전액이 보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