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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맛]행복한 요리샘 김현숙 원장, "요리는 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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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맛]행복한 요리샘 김현숙 원장, "요리는 내 행복"

[한국의 맛-행복한 요리샘의 김현숙 원장]


"요리는 내 삶의 행복…가족 사랑과 건강은 덤"


눈으로 즐기고(70%) 입으로 느끼는(30%) 요리


초보 주부 위한 ‘쿠킹 클래스’로 행복바이러스 전파

"요리사로서 맛으로 세계를 요리하고 싶다"






▲ 행복한 요리샘 김현숙 원장/사진=홍정수 기자
경기 분당의 요리교실 ‘행복한 요리샘’의 김현숙 원장(43)은 요리로 행복을 전파하는 사람이다. 요리샘(선생님) 앞에 굳이 ‘행복한’을 붙인 이유도 요리를 하면 자신이 먼저 즐겁고, 그 즐거움을 이웃사람에게 행복 바이러스로 전염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다.

김 원장은 전통으로 요리를 전공한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남다른 음식 솜씨 덕분에 비록 후발(?) 주자였음에도 여기저기 불러다니며 수강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음식 조리가 끝난 후 더욱 빛을 발한다. 바로 입에 군침을 돌게 하는 음식 담음새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했던가. 김현숙 원장의 요리를 보면 눈으로 70%를 음미하고 30%는 혀로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그의 요리가 맛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대학에서 전공한 디자인의 개념을 살려 음식을 예쁘고 보기 좋게 디자인함으로써 더욱 먹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행복한 요리샘의 초보 주부를 위한 쿠킹 클래스를 준비중인 김현숙 원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행복한 요리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쿠킹 클래스를 시작한 지는 5년이 되었고, ‘행복한 요리샘’이란 이름을 내건 지는 3년이 되었어요. 요리는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는데다가 요리를 하면 행복이 느껴져 행복한 요리선생님(요리샘)이 되어보자고 했어요. 제가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건 아이들이 어릴 때인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 오면 신발을 내벗어 던지기 바쁘게 쿠킹이나 베이킹을 하는데, 아이들이 그렇게 즐겁고 행복해 할 수가 없어요. 그 때 요리가 평생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요리를 하면 가족들과 친구들이 모이고 멀리 있는 친척들까지 모여들어 모두 행복을 느껴요. 이게 요리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요리를 통한 행복 바이러스를 옆 사람에게 전파함으로써 행복한 세상 만들기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요리사로는 보기 드물게 네이버에 ‘행복한 요리샘’이란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조카가 ‘행복한 요리샘’이란 이름의 블로그를 만들어주었어요. 처음에는 블로그에 요리 사진 한 두장 올렸을 뿐인데, 동네카페에 소문이 쫙~ 퍼졌어요. 집에서 쿠킹 클래스를 하는 동안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블로그를 보고 한 두 사람이 모이더니 직접 저와 함께 요리를 해보고는 음식이 맛있다며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블로그가 입소문의 진원지가 되어 대대적으로 홍보를 한 셈이지요. 요리를 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맛은 기본이고, 어떻게 담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70%는 눈으로 먹고, 30%는 입으로 먹고…. 그런 생각 때문에 담음새를 예쁘게 하여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그게 블로그에서 인기를 끌었나 봅니다. 블로그를 만든 지 4년이 되었는데, 많은 사람이 찾아와요. 일일 방문객이 평균 350명 가량 됩니다.”

김 원장은 본인이 쿠킹 클래스 수강생들에게 가르친 레시피를 부지런히 블로그에 올려놓는다. 블로그 방문객은 그의 친절한 레시피를 보고 들어와 이웃을 맺는데, 지난 추석 때에는 무려 하루 평균 1000명에 달했다고 한다. 파워 블로그로서 손색이 없다.

-숙명여대에서 배우고 있는 스타쉐프 심화과정은 어떤 수업입니까?


“말 그대로 스타쉐프가 되기 위한 심화과정입니다. 다른 쉐프와 같이 프로젝트 수업도 하고, 우리가 직접 창업할 수 있는 기초적인 내용도 알려주고, 한식 세계화를 위해 쉐프들이 어떻게 노력하고 어떻게 해외로 진출할지 방향을 잡아줘 유익한 것 같아요. 방송에서 뵈었던 스타 쉐프와 호텔 쉐프들이 와서 실습도 하고, 내 몸에 맞는 약 밥상의 전 단계인 약선요리를 배우기도 해요. 무엇보다 요리를 전공하지 않은 저에게 시야를 넓혀준다는 점에서 너무나 재밌고 좋아요. 이전까지가 우물 안의 행복한 요리샘이었다면, 앞으로는 세계 시장을 보는 행복한 요리샘이 될 겁니다.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요리를 생각하고 있어요.”

-K-Food의 산업화와 세계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리사는 요리만 요리할 게 아니라 맛으로 세계를 요리해야 합니다. 숙명여대의 공부가 직접적인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창업 아이템으로 해외에 나가 한식의 세계화를 진행해보고 싶어요. 특정한 한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를 보고 하는 것이지요. 씨앗을 뿌린 뒤 물을 주고 가꾼다면 그 씨앗이 무엇으로 자랄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러나 분명히 핵폭탄처럼 크게 폭발할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K-Pop 다음에는 분명히 K-Food가 해외의 관심을 받게 될 것입니다.”

-행복한 요리샘의 쿠킹 클래스에는 시골밥상, 피자와 파스타, 파티플레너 등 다양한 내용을 수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수업 내용이 있지요. 처음에는 정규반 수업만 했는데, 가끔 수강을 문의하는 분들이 시골밥상, 파스타 수업은 왜 안 하느냐고 문의를 해요. 사실 한식 중식 일식 양식으로 된 정규반 수업은 요리다운 요리가 많이 나와요. 중식은 중국집에서 먹는 요리를 점점 업그레이드 시켜 담음새를 예쁘게 하고 있고, 이태리식의 경우 이태리에 갔다 온 경험담이나 특이한 소스로 맛을 다르게 합니다. 4개 테마를 가지고 정규반 수업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초보자에게는 정규반 수업이 복잡하기 때문에 정말 집에서 차려 먹을 수 있는 멸치볶음, 콩나물국, 제육볶음, 김치 등 시골밥상을 가르쳐요. 또 피자·파스타 반은 전문 쉐프를 초청, 수업을 하도록 하고, 파티 플래너는 1기생이 수업을 받고 있어요. 요즘 각종 단체로부터 주문을 받은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거나 출장을 나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 주는 사업인 케이터링이 많기 때문에 파티 플래너 수업이 인기를 끄는 것 같아요.”

-김 원장님의 요리 전공은 무엇인지요?


“대학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했고, 한식 중식 일식 양식 가운데, 어느 분야를 전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식은 재료손질부터 요리를 준비하기까지 손이 많이 가요. 반면에 이태리 음식은 재료 준비가 간단하고 일정 소스를 뿌려주면 누구나 쉽게 요리를 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딱히 어떤 요리가 전공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해요.”

김 원장은 다양한 요리를 접하면서 한국인이어서 그런지 그래도 한식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한식은 준비과정이 힘들어도 차려놓으면 어느 음식보다도 가슴이 뿌듯하다는 것이다. 특히 전통 한식을 익히고 나면 현대적인 맛을 가미한 퓨전 한식은 무궁무진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김 원장은 자랑한다.


“이태리 음식은 특별히 재료를 준비할 필요 없이 기존에 나와 있는 재료만 구입해 바로 요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스페인 음식은 이태리 요리에 비해 더 준비할 게 없어요. 한국 가정을 보면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데 평균 1~2시간 걸리지만, 유럽의 주부들은 절임류가 발달해서인지 주부들이 부엌에 오래 있지 않아요. 지중해를 끼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한 덕분에 바로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게 많기 때문이지요. 요리를 하면서 예전에는 레시피로 맛만 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조리방법이 간단하면서도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요리를 연구중입니다.”



-요리선생님으로서 수강생들에게 요리에 대해 특별히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면?



“어쨌든 요리를 하면 많은 사람이 모이니까 가족의 건강을 위해 요리하라고 해요. 유명 식당에 가더라도 식재료를 믿을 수 없는 세상이잖아요? 엄마는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파수꾼이에요. 따라서 식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다같이 노력하자고 설득하고 있어요.”


-사찰요리, 향토음식 등 다양한 한식요리를 섭렵해오셨는데, 한식요리의 매력은 어디에 있습니까?



“한식의 매력은 정갈함에 있어요. 각각의 음식이 모여서 조화를 이루는 게 한식이지요. 한식에는 대게 여러 종류의 반찬과 국과 밥이 나오지만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하지만 유럽음식이나 미국음식은 각각의 음식이 너무 강해서 모두 잘난 체 하지요. 햄버거나 스테이크를 먹어도 대부분 고기 맛밖에 느끼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그런데 한식은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을 먹었을 때 입 안에서 조화를 이룹니다. 말하자면 한식의 밥상에는 조화(造化) 세상인 우주가 다 들어 있어요. 이게 한식의 매력 아닐까요?”


-한식과 이태리 음식, 그리고 한식과 중국 음식을 비교하신다면?



“피자와 파스타로 상징되는 이태리 음식은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게 특징이에요. 우리의 경우 파스타 하면 봉골레, 까르보나라, 알프레도, 페스카토레, 바즐페스토, 푸탄네스카, 프리마베라 등 파스타 안에 각종 재료를 넣어 화려하게 먹지만 이태리 현지에서 먹는 파스타는 대단히 소박했어요. 대부분 조개와 올리브오일만 넣어 먹는데, 잘 사는 북부쪽은 생면을 사용하지만 소스는 소박하고, 가난한 남부쪽은 건면에다 올리브오일로 버무려 먹어요. 이태리 음식을 보면 한식이 훨씬 발달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중국 음식은 많이 기름지고 튀기는 게 많아 식사를 하며 차를 마시는 게 특징이에요. 특히 중국음식은 화려하고 큼직큼직한데다가 각각의 소스 맛이 너무 강해서 하나의 음식을 먹고 다른 요리를 먹을 때 다음 요리에 대한 배려가 없어요. 이처럼 각각의 요리에 대한 이미지가 강한 반면에 한식은 서로 어우러지는 배려심으로 인해 입 안에서 잘 조화를 이룹니다.”



-한식 가운데 세계화가 가능한 음식은 어떤 게 있을까요?



“궁중음식인 구절판이나 신선로는 화려하고 보기 좋아 그동안 해외에 많이 소개했어요. 그러나 구절판이나 신선로는 세계화 되기 힘든 음식이에요. 한식의 세계화는 우리의 시각이 아닌 외국인의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제가 보기엔 궁중음식보다 보통사람이 먹는 서민음식으로 나가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한국인은 동방예의지국 사람이라 그런지 외국인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하는데, 매운 한식을 외국인을 위해 덜 맵게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예컨대 매운 김치가 아닌 고춧가루가 덜 들어간 김치를 선보이는 게 세계화로 잘못 오해하고 있어요. 한국인이 멕시코의 매운 타코 음식을 즐기는 것처럼 가장 한국적인 음식을 그들에게 내놓는 게 한식 세계화의 지름길이에요. 한식 가운데 잡채나 안동국시, 나물류 등이 외국인이 좋아할 음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요리에 대한 철학이 궁금합니다.



“요리는 가족을 건강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매개체이에요. 우리가 먹는 음식 때문에 요즘 아이들의 성장이 예전에 비해 몇 배나 빨라졌어요. 모두 인스턴트 식품이나 건강에 해로운 화학적 재료를 넣는 까닭이지요. 전통 있는 집안의 경우 밥상먹리 대화를 하는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하루의 한 번은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대화를 하기를 바라요. 가족이라면 하루 한번쯤 눈을 마주 치면서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요리가 가족을 끈끈한 정으로 묶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엄마들에게 요리를 통한 행복을 나눠주고 싶어요.”


-앞으로 요리사로서의 꿈이 있으시다면?



“마사 스튜어트처럼 주부의 달인이 되고 싶어요. 요리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주부를 위한 다양한 요리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보급할 생각이에요. 먼저 초보주부를 위한 집들이, 생일잔치, 남편이나 직장동료에게 사랑받는 요리 등을 선보일 생각입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집에서 따라해 보는 김현숙 요리샘의 비법 2제(題)




♠ 조갯살 파래전





■ 김현숙 요리샘의 조갯살 파래전 레시피


파래 100g, 조갯살 50g, 양파즙 1큰술, 다진파 50g, 다진마늘 1작은술, 부침가루 100g, 물 1㏄, 국간장 1작은술, 식용유 약간


■ 조갯살 파래전 조리법



1. 파래는 옅은 소금물에 여러 번 헹궈 잡티를 없애고 꼭 짜서 4등분 한다.

2. 조갯살은 옅은 소금물에 헹궈 수분을 제거하고 잘게 다진다. 이때 양파즙 1큰술을 넣어 골고루 버무린다.

3. 부침가루, 국간장, 물을 섞어 반죽을 한 후 파래, 조갯살, 파, 마늘을 골고루 섞는다.

4.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올려 앞 뒤로 노릇노릇하게 지져낸다.



♠ 연근 빈대떡





■ 김현숙 요리샘의 연근 빈대떡 레시피


연근 300g, 소금 1/2작은술, 쪽파 50g, 홍고추 2개, 풋고추 5개, 느타리 100g, 다진 양파 2큰술, 계란 2개, 부침가루 100g


■ 연근 빈대떡 조리법



1. 연근을 커터기로 갈아 놓는다.

2. 느타리버섯은 끓는 물에 데쳐서 잘게 다진다.

3. 쪽파도 송송 썰고, 청·홍고추는 다진다.

4. 모든 재료를 섞어 버무린 후 한 수저씩 떠서 노릇노릇하게 부친다.



♠ 궁중식 떡 잡채





■ 김현숙 요리샘의 궁중식 떡 잡채 레시피


가래떡 200g(소스 2 1/2큰술), 소고기 100g(소스 1 1/2큰술), 느타리 150g(소스 2큰술)

소스


다마리 4큰술, 참기름 1큰술, 파 1큰술, 마늘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깨 1/2큰술, 후추



■ 궁중식 떡 잡채 조리법



1. 떡, 소고기, 느타리는 소스에 분량대로 20분간 따로 재운다.

2. 재료의 야채는 손질 후 준비해 둔다.

3. 양파, 피망, 느타리버섯, 소고기, 떡 순(順)으로 따로 볶는다.

4. 모두 섞어 같이 버무린다. 통깨와 참기름으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