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한국 족치자’ 日우익, 첫 전국시위 예고…한인사회 피해우려

공유
0

‘한국 족치자’ 日우익, 첫 전국시위 예고…한인사회 피해우려

일본의 극렬 우익 시민들이 23일 재일한국인에 대한 사상 첫 전국적인 집단 시위를 예고한 가운데 우리 동포사회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는 일본의 극우단체들이 ‘9·23 전국 일제 일·한 국교 단절 국민대행진’ 제목의 공고를 홈페이지와 유튜브, 개인의 블로그나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서 일제히 올리며 시위 참여를 선동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시위는 도쿄를 비롯, 삿포로(札幌), 나고야(名古屋), 오사카(大阪), 덴진(天神) 등 전국의 주요 5개 도시에서 점심부터 오후 늦게까지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한(反韓) 시위는 최근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전국 규모로 동시다발로 열리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번 시위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공언하지 않고 있어 재일동포 사회가 적잖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 시위를 주최하는 것은 우익단체의 연합 세력인 ‘일한단교공투위원회(日韓断交共闘委員会)’다. 중심 세력은 최근에 테러리즘을 인정하는 단체로 평가된 일본 최대 우익단체 ‘자이톡카이(在特会, 재일 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이다.

‘자이톡카이’의 홈페이지에서는 국교 단절을 요구하며 “극동의 악성 종양 한국을 족치자!” “재일 한국인을 착불로 송환하라”고 선동하고 있다. 특히 간사이(關西) 지역 공고에서는 “한국이 이상하게 반응하는 ‘욱일승천기’ 대환영입니다”라고 자극했다.

선동 문구 중에는 “위험물과 쓸데없는 겉치장품은 금지합니다(벽돌도 위험물이므로 금지합니다)”라는 내용도 있어 폭력 시위를 조장하는 반어적인 표현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도쿄 지역 공고에서는 최근 우리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낸 ‘바퀴벌레 태극기’를 가져오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들은 “펩시 매트 바퀴벌레 깃발 환영!”이라는 문구와 함께 “비가 와도 결행한다”고 결연한(?) 시위 의지를 보였다.

일본 국민을 자극하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인내 종료 선언'이라는 전단지도 제작된 가운데 덴진 지역 공고에서는 일본 극우의 대표 인물인 ‘사쿠라이 마코토(櫻井誠, 자이톡카이 회장)’가 참가한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재일동포 사회는 이날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한국 관광객들도 각별히 주의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집회 후 한국 공관이나 한인타운, 상점가를 중심으로 과열된 우익 시민의 난입이 예상되는만큼 “일본 거주 한인들과 유학생, 관광객들이 만약의 사태에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국내에서는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강미연씨는 “이번 주말에 친구들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일본 극우파의 폭력 시위가 예상된다는 정보를 듣고 취소했다”고 말했다.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의 한덕형씨(가명)는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일어난 조선인 대량 학살은,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조선인이 방화하고 우물에 독을 넣고 있다’는 작은 소문이 원인이었다.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일본의 극우파들은 우리를 ‘악성 종양’이나 ‘바퀴벌레’로 매도하며 그들의 폭력을 정당화시키려 하는만큼 스스로 안전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차분한 대응도 당부한다. 한 네티즌은 “극우파는 일본에서도 양아치 취급을 받는다. 대다수 양식있는 일본인들과 극우파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