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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3차 양적완화책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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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3차 양적완화책 ‘기대반 우려반'

[글로벌이코노믹=숀맹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차 양적 완화(QE3)를 시행해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매달 400억 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부채권(MBS)을 사들여 시중에 자금을 공급키로 했다. 아울러 기준금리를 0~0.25%로 유지하는 초저금리 기조도 2015년 중반까지 연장해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7~2.0%로 하향조정했으나 내년 성장률과 2014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5~3.0%로, 3.0~3.8%로 소폭 높여 잡았다.

미국 뉴욕증시는 일단 'QE3' 시행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5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QE3가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FRB는 13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매달 4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연준은 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조치를 연말까지 유지하고 각종 채권의 만기도래분을 재투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매달 850억달러씩 장기채권을 사들이게 된다.

연준은 QE3를 통해 장기금리를 낮추고 주택담보금융 시장을 활성화시켜 전반적인 경기를 살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1조7000억달러 규모의 ‘1차 양적완화’를 시행했으며 지난 2010년 6000억달러의 ‘2차 양적완화’를 실시했다.

양적완화는 정책금리를 더 낮출 수 없게 된 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시중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수단이다.

이를 통해 시중 유동성을 직접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장기 금리를 낮춰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고용을 늘리는 동시에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이 정책 금리를 조절하는 것인 데 비해 양적완화는 비상상황에서 동원되는 긴급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초저금리 유지 기간을 6개월 연장함으로써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경영 계획을 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은 기대와는 달리 실물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경기 진단에 근거한 것으로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며 물가 부담이 크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용시장에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점은 연준이 특단의 대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지난달 농업 부문을 제외한 신규 고용자는 9만6000명으로 시장 예측치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실업률은 8.1%로 전달보다 0.2%포인트 떨어지기는 했으나 무려 43개월째 8%를 웃돌았다.

미 연준이 고민 끝에 QE3를 내놨으나 경기부양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1%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부양책에 화답했으나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부 비관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이날 FOMC의 결정에 대해 기대 이상의 대책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효과를 냈던 1차 양적완화 조치와는 달리 이번 3차 양적완화는 인플레이션 우려만 높일 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연준 발표에 앞서 경제전문가 51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인 28명이 ‘QE3를 시행하면 실수’라는 대답을 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장기 금리를 끌어내리면 유동성 확대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겨 명목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결과적으로 실질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연준 대책에 대해 공화당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면서 강하게 비난하고 나서 연말 대선정국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제3차 양적완화(QE3) 시행을 밝히고 있다.
연준은 이와 함께 지난 2008년 12월 제로 수준(0~0.25%) 수준으로 낮춘 정책금리를 오는 2015년 중반까지 6개월 더 유지키로 했다. 당초 연준은 2014년 말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할 방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