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삼성 "1심 부당한 대우받아...항소심 간다"

공유
0

삼성 "1심 부당한 대우받아...항소심 간다"

26일 긴급 대책회의..."모든 법적조치 다할 것"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삼성전자가 애플 안방에서 벌어진 특허소송에서 완패하면서 향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판결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애플은 향후 협상에서 칼자루를 쥐고 유리한 자세로 임할 전망이다.

26일 전 삼성전자 대표였던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 실장을 비롯해 신종균 무선사업부장 등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출근해 긴급 대책 회의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미국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평결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업계 혁신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며 "제품 가격 상승을 유발시키는 등 소비자와 시장에 불이익을 끼쳐 글로벌 IT업계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둥근 모서리를 가진 사각형 형태와 같은 디자인 특성은 애플이 최초로 디자인한 것이 아니며, 한 기업이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애플이 주장하는 상용특허 다수도 애플 제품이 출시되기 전 이미 선행기술들이 존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 항소심에서 반전 노린다

향후 삼성전자는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 항소를 통해 재판을 뒤집기 위해 노력할 전망이다. 판사의 판결이 거의 드물긴 하지만 배심원단 판결을 뒤집는 사례도 있어 마지막까지 기대를 걸어 보겠지만 이미 배심원 평결에서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1심 전후로 합의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했다. 재판 3주차에는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손해 배상금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나오고 판사도 적극 합의를 권고한 만큼 극적인 합의도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1심 판결이 합의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애플의 일방적인 판결로 삼성은 항소를 통해 손해배상액도 줄이고 재판 내용에서도 승리해 카피캣의 오명을 씻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항소심에서 삼성은 1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점을 부각하고 이번 판결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배심원 판결은 막판에 심각한 오류가 있어 이를 수정하는 일도 있었다.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정한 갤럭시 탭 10.1에 손해 배상금을 책정했고, 결국 총 배상액은 수정됐다.

이를 통해 삼성은 배심원들이 전문 특허에 무지한 일반인들이라는 점, 평결 지침서가 배심원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웠다는 점, 배심원들이 주말을 넘기지 않기 위해 평결을 서둘렀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항소심에서 반전을 꾀할 전망이다.

◇애플, 실리와 명분 둘다 얻어


애플은 미국에서의 판결로 승리를 자축했다. 팀 쿡 CEO는 미국 본안소송 배심원 평결 직후 애플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삼성의 행동은 고의적인 절도였다"며 "전세계가 이 메시지에 주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식입장을 통해서도 "이번 소송은 특허나 돈보다 더 많은 가치가 있다"며 "애플은 독창성과 혁신을 중시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경쟁자의 모방으로 고객에게 기쁨을 전할 수 없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미국 본토에서의 승리로 애플은 실리와 명분을 둘 다 얻었다. 표면적으로 독창성과 혁신의 이미지를 통해 스마트폰의 최강자라는 이미지를 다시금 굳히게 됐다. 9월 출시를 앞둔 아이폰의 신제품 발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경제적인 이득도 얻었다. 이번 판결로 삼성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거뒀을 뿐더러 거액의 손해배상금까지 얻을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삼성을 강력히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이외의 안드로이드 진영의 기업들에게 라이선스 비를 요구할 수도 있다.

애플은 20여종이 넘는 삼성 제품들에 대한 미국 내 판매 금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애플은 또 배심원들이 삼성이 "고의적으로"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평결한 만큼 배상액을 3배인 30억 달러로 늘릴 것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소송으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애플의 경영 자료도 공개되고 소송비용으로 엄청난 돈을 사용했기에 더 이상 과도한 소송은 애플에게도 부담이다. 과도한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역풍을 맞지 않기 위해서도 신중히 추가 소송을 걸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미국 법원에서 애플이 도용당했다고 판단된 특허는 아이폰, 아이패드의 외관 디자인과 바운스백, 스크롤, 멀티터치 줌, 내베게이션 등 소프트웨어 특허 등이다. 특히 양측 법적 공방의 핵심 쟁점인 애플의 '둥근 모서리의 직사각형' 디자인 특허도 인정됐다

◇ 美 스마트폰 산업 영향은?..."삼성, 곧 신기술 개발할 것"


미 법원의 판결은 미 스마트폰 산업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

분석가들은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 같은 판결로 애플은 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는 경쟁자들을 위기로 몰아넣고 또다른 법정 분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관측통들은 이 같은 판결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는 삼성과 같은 경쟁자들을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ISI 그룹의 브라이언 마샬은 "안드로이드의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삼성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는 다른 경쟁사들도 대체 수단을 찾아야만 할 것이라고 새너제이의 기술 전문가 롭 엔더리는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판결은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9개의 분쟁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므로 최종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삼성은 4각형의 모서리 부분을 둥글게 처리한 것까지 애플의 특허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며 대법원까지 분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달 20일 이와 관련한 심리가 다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워체스터 폴리테크닉 연구소의 제롬 셔필드는 10억 달러는 삼성 연간 수입의 1.5%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번 판결이 삼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삼성은 충분히 강하고 유연하다며 이번 판결이 일시적으로 삼성을 귀찮게 할 수는 있겠지만 삼성이 곧 특허 분쟁을 피해갈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