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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르노삼성차, 대대적 인력감축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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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르노삼성차, 대대적 인력감축 나섰다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프로그램 시행

최근 계속해서 경영 부진에 시달리던 르노삼성차가 결국 기업 회생 방안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력감축안인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이번 희망퇴직 프로그램은 2000년 회사 출범 이후 처음이다.

10일 르노삼성자동차에 따르면 희망퇴직 신청은 10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다. 연구ㆍ개발(R&D)과 디자인 부문을 제외한 전 직원 4000여명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을 선택하는 직원에게는 이직을 위한 전문 상담이 실시될 예정이며, 퇴직자에게는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24개월분의 위로금이 지급된다.

최근 르노삼성차의 부진이 계속되자 르노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카를로스 타바레스 부회장과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르노닛산그룹) 회장이 잇달아 방문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을 밝히기도 했다.

르노삼성차를 위해 부품 국산화율 80% 달성, 신형 엔진 생산, 엔진 부품 구입율 16%로 향상, 2013년까지 소형 크로스오버(CUV) 차량 출시, 전기차 양산 공급, 1700억원 투자 및 닛산 로그 연 8만대 위탁 생산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이미 상황은 악화될 대로 악화돼 일종의 극약처방인 인력감축안을 내놓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올해 상반기 내수 3만648대, 수출 5만2414대 등 모두 8만306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내수와 수출이 각각 41.7%와 26.1% 급감한 실적이다. 상반기 전체 판매량도 32.8% 급락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출이 줄고 내수판매까지 급감하면서 지난해에는 2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 결과 한때 국내 완성차 3위까지 올랐던 르노삼성차는 최근 업계 5위로 내려앉았다. 수출과 내수 판매량이 급감해 부산공장의 조업일수를 줄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르노삼성차의 결단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 및 수출 부진으로 인한 영업손실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르노그룹이 내놓은 자구책 등이 바로 앞의 위기를 당장에 해결하기보다 적어도 2013~2014년은 되야 가시적인 효과가 나온다는 점도 작용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작년에도 적자가 많았고, 올해도 적지 않은 적자가 예상되는 등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며 "재도약을 위해 고정비용 지출을 줄이려 이번 인력 조정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퇴직 프로그램의 규모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R&D 인원을 제외한 대상 인원은 4000여명이며 최대한 (인력 조정을) 하고 다른 방법들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이나 내년 하반기에 국내에서 선보일 소형 CUV 출시는 장기적인 문제"라며 "현재 내수를 포함해 수출에서도 판매가 악화돼 생존과 재도약을 위해 인력조정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차가 바로 앞에 닥친 경영난을 해결하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닛산그룹 차원에서 르노삼성차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출거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점과 함께 내놓은 자구책 등을 미루어 봤을 때 악재보다는 호재가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