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는 수출을 무기로 버티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더욱 불안한 것은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이면서도 수출이 줄고 수입이 주는 '불황형 흑자'라는 점이다.
소비 성향을 가장 잘 나타내는 유통업체 매출도 6월 들어 대형마트, 백화점 할 것 없이 모두 떨어졌다.
대형마트는 의무휴일제가 복병으로 작용했지만 올 들어 빨간날이 파란날 보다 더 많다. 1월(2.7%), 3월(3.2%)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2월 -6.4%, 4월 -2.4%, 5월 -5.7%, 6월 -7.2% 등으로 감소세가 역력하다.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8개월째 하락하고 주택거래량도 전년에 비해 33%나 빠졌다. 가계부채는 1000조에 가까워지면서 물가는 하락하고 경제활동은 침체되는 디플레이션(deflation) 우려 마저 낳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한국은행과 각 경제연구소들이 하반기 성장률을 3%대로 낮춰 잡는 등 경기 부양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내수 상황이 이처럼 급속도로 나빠지자 공기업들이 내수 진작의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정권말기에 경제의 불확실성까지 겹쳐 민간기업이 투자를 꺼리는 부분을 공기업이 맡게 될 것"이라며 "하반기 경제의 활력은 공기업의 손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