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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경기 하방위험 커져…금리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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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경기 하방위험 커져…금리인하"

"선제적 통화정책"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기준금리를 41개월 만에 인하한 배경으로 "세계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선제적인 통화정책"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총생산(GDP)갭을 검토한 결과 지난해에는 플러스였지만 올해에는 당분간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주택담보대출의 95%가 변동금리인만큼 금리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로 내년 국내총생산(GDP)이 0.0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계부채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통화정책 방향의 전환이기보다 대외적인 상황 악화에 따른 경기 순환적인 측면의 결정"이라며 "대외 여건 악화로 국내 경제의 성장 전망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 예상했다. 8월이 아닌 7월에 쓴 이유는.

"통화정책은 선제적으로 하라는 말을 한다. 타이밍 문제였다. 세계경제 성장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 그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두 번째는 국내총생산(GDP) 갭이다. 성장률은 GDP갭을 봐야한다. 한번 성장률이 낮으면 이후 높아지더라도 경제활동 규모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기에 GDP갭을 보는 게 적절하다. 이것을 추산한 결과 지난해에는 플러스였기에 금리인상을 했다. 하지만 당분간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의 경우 의사결정이 더디지만 인하는 어느 나라든 빨리할 수밖에 없다."
-기준 금리인하 효과가 실물경제로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 이것이 부동산이 아닌 기업으로 가느냐가 관건이다.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 그리고 당연히 실물경제에 플러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등의 문제도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금리를 내렸다. 당연히 플러스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시간을 두고 점검하겠다."

-이번 기준 금리인하가 지금까지의 기조를 바꾼 것으로 봐야하나. 일시적인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봐야하나.

"기조에 변화가 있기 보다는 경기 순환적 측면에서 정한 것이다. 내부의 문제가 아닌 대외적 여건이 악화함에 따라 국내 경제의 성장 전망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보고만 있기 보다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입장에서 책무를 다해야 했다. 기조의 방향이 전환됐다기보다 대외적인 상황 악화에 대한 우리의 노력이다."

-금리인하가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을까.

"거시경제학적으로 볼 때 금리 인하로 인해 자금에 대한 수요는 많아질 것이라 본다. 과거의 예를 살펴보면 가계부채가 늘 수도 있고 한국은행의 모형으로 볼 때도 항상 플러스 관계이다. 현재로서는 0.25%내렸기에 향후 3년 평균 가계부채가 0.5%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의 변화로 인해 가계부채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금리, 성장, 저축 등 3가지다. 금리의 경로를 보면, 현재 누적된 주택담보대출을 보면 95%가 변동금리이다. 만약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 부담도 낮아지게 된다. 성장의 경로를 본다면, 기준금리 인하는 과거를 볼 때 올해보다는 내년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올해는 이미 상반기가 지나 0.02%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는 0.09% 플러스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다만 저축의 경로를 통하면 마이너스 효과가 날 수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저축을 하지 않고 소비를 하게 되니 가계부채가 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가계저축률은 낮은 수준이다. 반면 부채는 높은 수준이기에 저축의 겨로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이미 하반기에 들어섰기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이다. 내년에는 0.03%정도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계량모형 결과 나왔다. 따라서 심각한 영향은 없을 것이다. 올해나 내년이나 물가안정목표의 중심축은 3%에서 ± 1%이다. 중심축 아래에서 물가가 유지될 것이다. 더해 기대인플레이션도 많은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다."

-선진국과 신흥국간의 내외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는데.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은 뒤 선진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펴고 글로벌 자금의 유동성이 많아지면서 어떻게 관리할지가 중요해졌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모든 게 개방된 나라에서는 중요한 문제다.

일반적인 개발도상국이 걱정하는 건 내외 금리차가 크다는 것이다. 금리라는 것이 경상수지가 흑자가 날 때 실질금리를 내세우는 것처럼 '실질'을 갖고 결정하지만 자본시장에서는 '명목'을 갖고 움직인다. 따라서 국내적으로도 대외적으로도 금리격차를 어떻게 유지할지가 중요해진다.

자본시장이 최근 몇 개월 동안 안정이 됐다. 국내 자본시장이나 외환시장에 대해 정부에서 외환건전성 정책을 펴고 있고 거시적으로도 펀더멘탈이 괜찮은 편이다. 이러한 문제가 중요한 변수이기는 했지만 결코 유일한 배경은 아니었다."

-다른 나라와의 공조를 통해 기준금리가 내려간 것인가.

"과거 경제가 폐쇄됐을 때는 한 나라만의 정책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개방됐기에 한 나라만 특정 정책을 펴면 모두 유출된다.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 중 G20에서 국제공조를 강조한 것은 사실이다. 정부 재정정책에서는 국제공조가 필요하다.

다만 통화정책은 재정에 비해 개방됐기에 이것을 서로 협의해서 하지는 않는다. 단지 한 나라의 금리수준이라는 게 다른 나라의 변화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가기는 어렵다. 자본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가는 방향이 있기에 그것을 고려하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공조했다고 보긴 힘들다."

-중국이 한 달 사이 기준금리를 2번 인하했다. 어떻게 보는가.

"현재 중국의 경제 성장이 정부당국이 예상한 것보다는 높은 수준이 아닐 것이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시사하는 점이 많다. 중국이 수출 위주로 성장할 때와 내수 위주로 성장할 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중국이 수출 위주로 성장할 때 단기, 중기적으로는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된다. 국내에서 중국으로 나가는 수출 중 절반이 제3국으로 다시 수출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내수 중심 성장이 장기적으로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우호적이지 않을 여지도 있다."

-마무리 발언 해 달라.

"기준금리 인하를 의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대내외적인 상황을 판단해 어느 방향으로 갈지 검토하겠다고 강조했었다. 한국은행은 2010년 금리정상화를 추진해 이듬해까지 5번을 올린 후 13개월 유지하다가 이번에 인하했다. 이번에 이뤄진 인하는 경기 순환적 측면이며 GDP갭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통화정책 효과라는 건 장기적으로 나타난다.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움직였다고 봐 달라. 다만 기조 변화는 아니다. 가계부채, 물가문제, 자본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이것이 현재 통화당국이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