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송계신의 경제포커스] 유로존 양극화가 위기 키운다

공유
0

[송계신의 경제포커스] 유로존 양극화가 위기 키운다


[글로벌이코노믹=송계신부국장] 독일과 프랑스가 마이너스 금리로 국채를 발행한 반면에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의 국채 금리는 다시 7%를 넘어서는 등 위험 수위를 보이고 있다.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독일과 네덜란드 등의 단기 국채와 더불어 프랑스 단기 국채도 안전자산 대열에 합류하면서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독일 및 프랑스 등 유로존의 선도국 경제와 이탈리아 및 스페인 등 구제금융을 받거나 받아야 하는 국가의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유로존 위기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독·프 등 유로존 선도국 경제 선방

-세계2대 수출국 독일 5월 수출 3.9%↑

-프랑스 경제 2분기 마이너스0.1% 성장

-IMF, "유로존 경제위기 대처 상당 진전"

세계2대 수출국 독일의 5월 수출이 3.9% 증가하면서 무역흑자 규모를 늘려가고 프랑스는 유로존 위기에도 마이너스 0.1% 성장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선도국인 독일의 5월에 수출은 전달보다 3.9% 증가한 935억 유로로 집계됐다. 이는 전망치 0.4%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수입은 전달에 비해 6.2% 급증한 785억 유로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독일의 무역수지 흑자는 4월말 144억 유로에서 5월말 153억 유로로 늘었다.

독일의 수출은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1.7% 증가하다가 4월에 1.7% 하락 반전했으나 5월에 다시 크게 늘어난 것이다.

프랑스 경제는 2분기에 마이너스 0.1% 성장을 기록했지만 유로존의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 중앙은행인 프랑스은행은 2009년 경기후퇴 국면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올해 2분기에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경제는 작년 4분기에 0.1% 성장했으나 올 1분기에는 제로 성장을 보였으며 2분기에는 0.1% 후퇴했다.

프랑스는 당초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7%로 예상했으나 지난달 0.4%로 조정했고 이달 들어 다시 0.3%로 낮춰잡았다. 프랑스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7%에서 1.2%로 낮아졌으나 전반적으로 위기 상황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채시장에서도 이 같은 경제 흐름을 반영해 국채 금리가 뚝 떨어지는 효과를 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정부는 지난 9일 6개월 만기 단기 국채를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입찰을 통해 60억 유로 어치의 6개월 만기 국채를 마이너스 0.05%와 마이너스 0.06% 금리에 매각했다. 프랑스가 단기 국채를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앞서 독일 정부도 이날 6개월 만기 국채 33억 유로 어치를 사상 최저 금리인 마이너스 0.03%의 금리에 매각했다.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독일과 네덜란드 등의 단기 국채에 대한 투자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그 대안으로 프랑스 단기 국채가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이 재정 위기국 갈수록 악화

-이탈리아·스페인 긴급지원책으로 연명

-이탈리아 재정적자 GDP의 2%로 예상

-스페인 재정적자 목표치 GDP의 6.3%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사상 최저 금리로 국채를 발행한 이날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또다시 급등하면서 마지노선인 7%를 넘어섰다.

영국 런던금융시장에서 스페인 10년물 금리는 9일 7.10%를 나타내며 지난 6월19일 7.2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도 0.10%포인트 상승하면서 6.13%를 기록하는 등 위험 수준을 웃돌았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월례회의를 갖지만 채무위기 해소와 관련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유로존 경제 위기가 계속되면서 유로화도 약세를 지속하며 2010년 6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지난주에도 3% 급락했다.

국채시장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가 버림받고 있는 것은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경제는 장기 침체와 함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이탈리아 경제는 갈수록 활력을 잃어가면서 유로존에서 미운 오리로 전락하고 있다.

스페인은 현재 국민 4명 중 한 명이 실업자이고 경기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둔화되는 상황에서 긴축 일변도 정책만으로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인 경제는 1분기에 0.3%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며 2분기에는 더 악화됐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1.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스페인의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됨에 따라 스페인의 재정적자 감축시한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간 재정적자 규정의 엄격한 준수를 강조해온 EU가 일부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사실상 처음으로 마감시한 연기를 허용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재정적자 감축 시한 연장이 확정된다면 목표 달성을 위한 엄격한 추가 조건들이 따라붙게 될 것이기 때문에 스페인 경제는 더 어려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EU 규정에 따라 스페인은 단계적으로 재정적자를 줄여 2013년 말까지는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맞춰야 하지만 경제상황이 이례적으로 악화되면서 시한 연장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는 스페인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역시 다른 유로존 국가들에 비해서는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이탈리아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장기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경제가 호황을 구가했던 198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반을 제외하고 이탈리아 경제는 30여년간 1%대의 저성장을 지속해왔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내년에 재정흑자를 예상하면서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구제기금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장담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를 유럽 평균의 절반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2%로 예상하고 내년에는 구조적 관점에서 예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가 세운 올해 재정적자 목표인 GDP의 2%는 이전 추정치 1.3%보다는 높은 것이다.

지난해 재정적자가 GDP의 3.9%에 달했던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1.3%로 낮추고, 내년에는 0.5%로 줄인다는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