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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재벌 보험사 '칼날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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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재벌 보험사 '칼날 정조준'

[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 재벌 보험사들의 '초대형 회계비리'가 드러나나. 금융당국이 재벌 보험사들이 대주주 배당을 불법적으로 지원했는지 여부에 대해 칼날을 겨눴다.

금융감독원은 2일 삼성생명, 대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 4개 생명보험사에 검사관을 보내 1개월 이상 특별검사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들 대형 재벌그룹에 속한 보험사가 구분계리(회계처리를 별개로 하는 것) 원칙을 어겨 손실이나 비용을 전가한 수법으로 배당재원을 늘렸는지 '돋보기' 조사를 벌인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규모가 크고 대주주가 이른바 산업자본이며 대형 재벌그룹에 속한 회사를 먼저 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우선 겨냥한 재벌 보험사에는 삼성생명, 대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 4개 생명보험사다.

현재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며 2대주주는 삼성에버랜드다. 삼성에버랜드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최대주주다.

대한생명은 한화건설이 최대주주이고 (주)한화가 2대주주다. 한화건설의 최대주주는 (주)한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주)한화의 최대주주다.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캐피탈이 최대주주, 미래에셋캐피탈은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최대주주다.
특히 금감원은 저축성보험 등에서 이익의 대부분이 계약자에 배분되는 유배당상품과 이익이 모두 주주 몫으로 돌아가는 무배당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공시이율을 높여 무배당상품 판매를 늘리고 이율 역마진으로 생긴 손실만 유배당상품에 넘기면 무배당상품의 이익이 커질 수 있다.

같은 저축성보험이고 보험료 운용수익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각 상품의 공시이율에 비정상적인 차이가 있다면 의심할 만한 대목이라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사업비 측면에서도 보험 광고, 보험설계사 인건비 등에 쓰이는 비용을 무배당에서 유배당상품으로 돌리면 무배당상품의 이익이 커져 주주 배당 재원을 늘리는데 한 몫할 수 있다.

이런 과정으로 통해 보험 계약자에게 돌아갈 몫이 대주주인 재벌 주머니를 불리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들 생보사들은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심 걱정스러운 눈치를 보이고 있다.

이번 특별조사로 '초대형 회계비리' 의혹이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미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었던 생보사들에게는 치명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