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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신의 경제포커스] 한-콜롬비아 FTA 경제적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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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신의 경제포커스] 한-콜롬비아 FTA 경제적 효과는?


[글로벌이코노믹=송계신부국장] 인구 4,300만명으로 중남미 3위 시장인 콜롬비아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2년6개월 만에 타결됐다.

양국은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에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키로 해 양국 간 교역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19억9600만 달러 규모다.

이번 한-콜롬비아 FTA 타결은 한국 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와 더불어 한국 자동차의 수출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전체 교역 대상 농산물 516개 가운데 54.7%, 수산물 14.5%에 대해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합의해 농수축산업 농가의 피해가 우려된다.

#한-콜롬비아 FTA 중남미 교두보

-한-콜롬비아 FTA 협정 2년6개월만에 타결

-콜롬비아, 인구 중남미 3위국 경제규모 4위

-연내 가서명 및 정식 서명, 내년초 공식발효

콜롬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보고타 대통령궁에서 양국 간 FTA 협상이 타결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양국은 곧바로 법률검토 작업을 진행, 연내 가서명ㆍ정식 서명을 거쳐 양국 입법부의 비준 동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FTA를 공식 발효할 예정이다.

한-콜롬비아 FTA는 지난해 수립된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우리 기업의 수출·투자 확대, 중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 등 양국 간 경제·통상협력을 더욱 깊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콜롬비아는 인구 규모 4,500만 명으로 중남미 3위국이며, 경제규모는 국내총생산(GDP) 3,200억 달러로 중남미 4위 국가다. 석유·석탄·니켈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콜롬비아는 중남미 ‘FTA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양국은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에 품목 수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96.1%, 콜롬비아는 96.7%에 대한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양국 간 총교역액은 지난 2006년 11억1,9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9억9,600만 달러로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승용차(관세율 35%) 전체는 10년 내, 향후 수출 증대가 기대되는 디젤 중형차(1천500∼2500㏄)는 9년 내 각각 관세가 철폐된다.

콜롬비아의 주요 관심 품목인 커피류(관세율 2∼8%)는 즉시∼3년 내, 절화(切花)는 3년∼7년 내, 바나나는(30%) 5년 내 각각 관세가 철폐된다.

협상의 최대 ‘난관'이었던 쇠고기 개방은 뼈 없는 쇠고기를 비롯해 우족·꼬리뼈 등 모두 5개 부위에 대해 19년 내 관세를 철폐하는 선에서 접점을 찾았다.

특히 협정에서 배제된 쌀과 분유, 고추, 양파, 명태, 민어 등 153개 품목은 양허를 제외했고, 284개 민감 농수산물은 10년 초과해 장기적으로 관세를 철폐키로 결론냈다.

#한-콜롬비아 FTA 최대수혜 ‘자동차’

-자동차 관련품목 수출 전체 수출의 56% 차지

-한국산 자동차 콜롬비아 수출, 작년 4만7992대

-차부품 관세율 5년내 모두 철폐, 부품업체 수혜

한-콜롬비아 FTA 타결로 한국 공산품의 중남미 수출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FTA로 최대 수혜가 예상되는 품목은 역시 자동차와 차부품 등이다. 또한 타이어, 석유화학제품, 섬유, 전자 등의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동차 및 차부품은 대 콜롬비아 전체 수출의 56%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품목이다. 2011년에만 9억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콜롬비아는 이번 FTA로 10년내 모든 관세를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이 35%이기 때문에 관세가 철폐되면 자동차 값이 3분의1 정도 싸지는 효과를 얻게 된다.

특히 콜롬비아 자동차시장에서 22.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SUV 차량은 9년간 단계적으로 모든 관세가 철폐돼 가격 경쟁력 제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의 콜롬비아 수출량은 2009년 2만5334대, 2010년 4만2256대, 2011년 4만7992대다.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콜롬비아 소비자들이 준준형 자동차를 구매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점도 국내 자동차 업계에는 희소식이다.

자동차 판매량이 늘면서 자동차 부품도 수출 급증이 예상된다.

차부품 관세율은 5년 내 모두 철폐될 예정으로 완성차 수출 증가와 맞물려 중소 차부품업체의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도 수혜품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콜롬비아는 남미에서 3번째로 큰 타이어 시장으로 이번 한-콜롬비아 FTA 체결로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을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0년 기준으로 콜롬비아 타이어시장 점유율은 중국 25.8%, 일본 16.4%, 미국 10.8%, 한국 5.1%다.

특히 수출의 99.7%를 차지하는 버스, 화물차, 승용차용 타이어에 붙던 15%의 관세가 5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돼 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졌다.

한국산 전자제품이 콜롬비아에서 시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에도 콜롬비아는 우리 전자제품의 절대적 수출우위 국가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산 전자제품의 콜롬비아 수출액은 7480만 달러, 수입은 170만 달러로 44배의 격차가 난다.

특히 고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에서 시장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냉장고의 관세율은 20%로 10~12년, 세탁기는 15~20%로 5~12년, 에어컨은 15%로 5년내 철폐키로 합의됐다.

석유화학과 섬유산업도 콜롬비아 진출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콜롬비아에 수출되는 석유화학 제품의 70%를 차지하는 합성수지 관세율은 그동안 5~15%로 높아 한국산이 현지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 FTA 체결로 주요 수출품인 기타 폴리에스테르(관세 15%)와 폴리프로필렌(10%)는 7년이면 모든 관세가 없어지기 때문에 시장 확대 기회가 될 것이다.

섬유업계도 수혜업종이다.

콜롬비아 의류시장은 지난해 1~9월 전년 동기보다 16.8% 성장했다. 특히 의류 원단은 수입제품이 60%를 점유하고 증가율도 26.2%나 증가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다.

현재 콜롬비아 상대 섬유교역은 우리가 화섬사, 화섬직물을 포함한 섬유소재를 수출하고 중저가 의류제품은 수입하는 상호 보완구조로 콜롬비아 의류산업 활성화가 우리 섬유 수출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화섬필라멘트사, 편직물류 등 수출액 93%에 해당하는 품목에 대한 관세율이 15~20%인데 모두 5년내 철폐되기 때문에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과 선호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농수축산 농가 피해 우려

-농산물 54.7%, 수산물 14.5% 관세 즉시철폐

-쇠고기, 분유 등 일부 품목 제한적 관세 인하

-한-콜롬비아 FTA, 쌀등 153개 품목 양허제외


한-콜롬비아 FTA 타결로 자동차, 가전 등 공산품의 수출 증대가 기대되는 반면에 국내 농수축산 농가의 피해가 우려된다.

전체 교역 대상 농산물 516개 가운데 54.7%, 수산물(24개) 14.5%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쇠고기, 분유 등 일부 품목도 제한적인 양허를 했다. 양허란 상대국 요청을 수용해 관세를 낮추거나 무역 장애를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콜롬비아에서 들여온 농수산물 규모는 1억2,200만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커피, 커피조제품 수입이 1억1,400만 달러로 전체 농수산물 수입액의 93.4%를 차지했다.

콜롬비아는 FTA 이익균형 차원에서 쇠고기 등의 개방을 확대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쇠고기는 뼈 없는 2개 품목의 수입 관세를 점차 줄여 19년 뒤에 완전히 없애되 수급문제 등이 생기면 국내 축산농가 보호를 위해 긴급수입제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꼬리, 족 등 3개 냉동 제품은 19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탈ㆍ전지분유 5개 품목에는 연간 100t에 한해 관세율할당을 적용해 쿼터 내 물량은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농수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감한 품목에는 양허 제외, 세이프가드, 관세철폐 장기화 등 안전조치를 마련했다.

실제로 쌀, 고추, 마늘, 사과, 감귤, 명태 등 153개 민감품목(품목비중 7.9%)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720개 주요 품목(품목비중 36.9%)은 1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관세를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경쟁력이 우수한 우리 농식품에는 콜롬비아 시장을 개방하도록 했다.

그동안 콜롬비아에 수출했거나 거래 가능성이 큰 라면, 음료, 비스킷 등 주요 품목 36개 가운데 24개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