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22일 오전 9시40분께 농협금융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충정로 본점에 도착했지만 노조의 저지로 승용차에서 내리지도 못했다.
신 회장은 "대화를 하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물리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노조를 설득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물러서지 않았다. 한 노조 간부는 "당신이 회장 자격이 있느냐. 비공개 밀실 인사를 통해 적법하지 않은 절차를 통해 당선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 간부는 "당신은 검증도 안 돼 회장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었다. 농협금융에 대해 어떤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느냐"며 "이 곳은 당신이 올 곳이 아니다"라고 큰 소리를 냈다.
신 회장은 "왜 오지 못하느냐. 선임이 됐으니까 왔다"면서 "노조 간부가 회장을 선임하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출근하려는 신 회장과 이를 막으려는 노조와의 대치 상황은 신 회장이 첫 출근을 포기하고 돌아가면서 10여분만에 끝났다. 신 회장 취임 이후 열린 첫번째 이사회는 회장이 참석하지 못한 채 열렸다.
신 회장은 지난 19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농협금융 2대 회장에 올랐다. 다만 회추위 회의 과정에서 신 회장이 최종 후보군에 오르지 못했으며 투표가 아닌 '합의'를 통해 회장 후보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임절차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경남 거제 출신인 신 회장이 농협금융의 수장을 맡게 되면서 6대(KDB, KB, 하나, 신한, 우리, 농협)금융지주 수장은 모두 PK(부산·경남) 출신이 차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