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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발효 후 100일로 본 성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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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발효 후 100일로 본 성적은?

[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 오는 22일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0일을 맞는다. 이어 내달 1일 한-유럽연합(EU) FTA 발효 1주년이 된다. 힘겨운 산고 끝에 태어난 두 FTA의 성적은 어떨까. 한마디로 "긍정적"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유럽 재정 위기 여파로 경제 지표들이 곤두박질 쳤지만 그래도 두 FTA가 버팀목으로 자리잡아 지표 하락선을 올렸다는 분석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효과를 기회삼아 중견국, 신흥국, 중국, 일본과 동시다발적인 FTA 추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21일 기획재정부가 펴낸 '한미, 한-EU FTA 활용성과' 보고서를 보면 유럽 재정위기 등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 이들 FTA가 우리 경제의 버팀목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한미 FTA 발효 후 이달 15일까지 3개월간 對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8.4% 증가했다. 전체 수출(2.5%)과 따졌을때 월등한 성적이다.

특히 FTA 관세혜택을 입은 자동차 및 부품, 석유 제품은 16.8%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對EU와의 수출은 FTA 이후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 하지만 유럽발 경제위기를 감안한다면 그나마 선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외투자 유치 사례도 늘어났다. 한미 FTA 발효 이후 외국인 투자 유치와 한-EU FTA 이후 외국인 투자 유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1%, 3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가격의 인하 효과도 똑똑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14일 기준으로 미국과 유럽산 22개 제품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FTA 체결 전에 비해 15개 제품의 가격이 하락했다.

한미 FTA로 관세가 인하된 품목 13개 중에서는 9개의 가격이 내려갔다. 키친에이드 냉장고 가격은 한미 FTA 발효 전 550만 원이었지만 현재는 520만 원으로 가격이 5.5% 떨어졌다. 미국산 승용차인 포드 링컨MKS는 5800만 원에서 5395만 원으로 7.0% 하락했다. 체리(―48.2%) 오렌지(―17.6%) 아몬드(―8.8%)도 값이 내렸다.

한-EU FTA로 관세가 인하된 품목 9개 중에서는 6개 품목의 소비자가격이 하락했다. 테팔 전기다리미(FV9530)는 지난해 7월 1일에는 13만6000원이었지만 지금은 10만 원이며 유럽산 와인 '솔라티오 모스카토 다스티'는 같은 기간 1만95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3.1% 인하됐다.
하지만 중소 수출업체들의 낮은 FTA 활용도와 독점 횡포가 심한 수입 유통구조로 수출 증대와 소비자가격 인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원산지 증명서 발급 등 FTA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전동칫솔과 샴푸, 치약 등 일부 품목은 가격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소폭 오르기까지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FTA의 장기적인 효과가 중소기업들의 FTA 활용 촉진, 수입품 유통구조 선진화 등 전이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우리경제 곳곳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