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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發) 악재,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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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發) 악재, 남은 과제는

[글로벌이코노믹=김승섭기자]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아시아증권시장은 한고비 넘겼지만 ‘POST 그리스 리스크’는 곳곳에 잔재해있다는 우려다.

스페인이 은행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이탈리아도 예외일수 없다는 불안감이 대두되면서 유럽발(發) 위험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스페인에 이어 유로존 3위인 이탈리아 마저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독일로서도 막아낼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발 악재, 아시아증시 쓰나미 경보

이탈리아의 민간 재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다. 가계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 90%이상인 스페인의 절반도 안된다.

2009년 기준 가계의 순금융자산이 GDP대비 180%로 유로존 국가중에서는 가계재무상태도 안정적이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아일랜드와 달리 부동산 버블도 생겨나지 않았다.

문제는 정부부채 비율. 작년말 기준 그리스가 유로존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165.3%였고, 이탈리아는 120.1%로 그 뒤를 이었다. 68.5%인 스페인의 두배가량이다.
이 같은 상태에서 이탈리아 재정 긴축작업에 차질이 생기거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져 국채금리가 높아지면 부채생환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생겨날 수 있다.

이 경우 유로존 국가 가운데 이탈리아가 가장 큰 리스크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2013년까지 이탈리아 정부가 상환해야할 국책 규모는 이자를 포함해 4825억 유로로 금리가 7%가 넘는 상황이 지속되면 독자적인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 EU나 IMF에 손을 내밀 수 밖에 없다. 이탈리아가 유로존 붕괴의 시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타나는 징후

지난달 2.3%이던 12개월짜리 이탈리아 단기국채 이자가 지난 13일에는 3.97%로 급등했다. 이탈리아도 구제금융 신청이 머지않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 면담한 마리아 펙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은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언급했다.

미국 중견 신용평가업체 이건존스도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6개월 안에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최근 몬티 총리는 "이탈리아는 미래에도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을 일축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재무장관도 이탈리아가 구조개혁을 단행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면 부채 위기는 겪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국내 증권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그리스발 위기보다는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국내증시를 요동치게할 가장 우려스러운 요인이다”고 입을 모았다.

▲FOMC향방에 촉각

그리스 2차 총선은 끝났지만 국내증권가의 시선은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쏠리고 있다.

FOMC는 20일(현지시간)회의를 열고 금리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FOMC의 최대 관심사는 3차 양적완화(QE3) 시행 여부.

앞서 미국 5월 고용지표가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기에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QE3을 시행할 것이란 배경에서다.

미국의 5월 주택경기는 회복 추세를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고용회복, 소득개선, 저금리 기조 유지, 은행 대출 재개 등이 완만하게나마 주택경기를 회복시키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유로 재정위기 여파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이 소비지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달러화 강세에 따라 수출 및 생산이 다소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3차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FOCM결과에 따라 시장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OMC의 향방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다.

▲촉각곤두세우는 정부

그리스 총선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우리 금융당국은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됐다고 보지 않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8일 오전 비상금융상황대응회의를 열고 “스페인 구제금융 전개 과정, 유럽은행 신용등급 강등 및 자본확충 시한 도래 등 유럽 리스크 요인이 여전히 상존해 있다”며 “시장에 대한 감시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는 중장기적 불안요인이 여전히 잠재해 있어 긴장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리스 연립정부 구성과 관련한 불씨가 남아있고 스페인, 이탈리아 재정난 등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리스크를 고려하면 안도하긴 이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요 G20 정상회의, EU재무장관회의 및 정상회의 등을 예의 주시하고 위기대응 체제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 자금 유출입 동향과 금융기관, 기업의 자금 사정을 중심으로 모니터링도 계속해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기로 했다.

국내 증시전문가들도 “총선 결과로 인한 코스피시장의 훈풍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한다.

그리스 연립정부 구성과 관련한 불씨가 남아있고 스페인, 이탈리아 재정난 등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리스크를 고려하면 안도하긴 이르다는 것이 정재계의 반응이다.

주요 투자은행(IB)들도 구제금융 조건 이행을 공약한 신민당의 승리로 불확실성이 대체로 해소됐다면서도 신흥국 통화·주식 등 위험자산의 단기랠리(Risk-on)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