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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신의 경제포커스] 추락하는 금융시장 안전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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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신의 경제포커스] 추락하는 금융시장 안전판 없나


[글로벌이코노믹=송계신부국장] 한국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가 4일 동반 추락하면서 또 다시 블랙먼데이를 맞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유럽, 미국발 악재로 51.38포인트(2.80%) 폭락하면서 1,8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장중 한때 1,776.85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주가 하락률과 낙폭은 모두 올 들어 3번째로 컸다.

코스피 51P 폭락…1,800선 하회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들의 경기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유럽과 미국 증시가 지난 주말 급락한 것이 주가 추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심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하룻만에 30조원 이상 날아갔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1,026조원으로 지난 4월30일 1,142조원과 비교하면 불과 1개월여 사이에 116조원이나 줄어든 셈이다.

최근 1개월 사이에 증발한 시가총액 규모는 올해 우리나라 전체 예산 규모인 325조원의 35.7%에 해당한다.
올 들어 하락률 1위 5월18일 3.40%(62.78포인트), 2위는 16일 3.08%(58.43포인트)이다. 당시 시총은 각각 36조원과 34조원이 사라졌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450.84로 4.51%(21.29포인트) 급락했습니다. 코스닥지수의 하락률은 올 들어 최대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날 2,841억원, 개인은 1427억원, 기관투자가는 84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을 1조원 가까이 순매수하자 6,72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을 9,951억원 순매수했다.

금융시장 불안이 가속화하면서 환율은 오르고 채권금리는 급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30원(0.37%) 상승한 1,182원을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0.04%포인트 떨어진 3.26%로 마감했다. 지난 201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증시 동반 추락


일본, 중국 등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내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71% 하락했고 대만 가권지수도 2.80% 급락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2.73% 하락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44.62포인트(1.71%) 떨어진 8,295.63포인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해 최저 수준이다.

닛케이지수가 8,3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2월19일 이후 5개월 반만이다. 토픽스(TOPIX)지수는 1983년 12월13일 이후 28년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64.89포인트(2.73%) 폭락한 2,308.55로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271.29포인트(2.67%) 급락한 9,874.52로 거래를 마치며 1만선 아래로 다시 내려갔다.

대만증시 가권지수도 211.43포인트(2.98%) 추락하며 6,894.66으로 거래를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도 2%를 넘나드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정부, 긴급 금융시장 안정대책 착수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정부가 긴급하게 시장안정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단 금융당국은 공매도 규제를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시장의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매도 보고제도를 조기에 시행하고 주식워런트증권(ELW)이나 FX마진거래 등 투기적 상품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외국인과 개인투자가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시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기관투자가 육성에 대한 특단의 대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 건전성 관리도 대응책에 포함돼 있다. 상황별 외화유출 가능성과 규모를 측정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해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긴급대책마련에 나선 것은 유럽발 재정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이날 간부회의에서 "유럽 재정위기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을 미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서 정부의 불안감을 읽을 수 있다.

그리스 사태가 스페인으로 전이되면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가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 수장이 극도로 위기감을 나타내는 발언을 한 것은 신중치 못했다는 비판도 제지되고 있다.

위험관리 차원 보수적 투자전략 필요


아시아증시가 동반 추락한 것은 유럽 채무 문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통계가 시장의 예상을 밑돌자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데 기인한다.

5월 내내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불안감이 내재된 상태에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무너지자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하향 이탈한 상황에서는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면서 관망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바닥 신호가 잡힐 때까진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이벤트 확인 등을 통한 관망 전략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와 스페인의 뱅크런 우려,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 등 최소한 이 세 가지 하락 이유가 해결돼야 주가는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문제들이 일단 방향성을 잡을 때까진 기다리는 게 좋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볼 때 주가는 바닥권에 가까워지고 있어 단기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 저점으로 분석되고 있는 1750선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을 시도할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3차 양적완화와 중국의 금리인하 등 G2의 경기 및 주가 부양정책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돼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에 단기 반발매수세 유입도 기대된다.

다만 주가가 단기 반등하더라도 최근 주가 급락을 불러왔던 근본적인 원인들이 해결될 때까지는 상승세 전환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현금 비중을 늘리는 보수적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통상 주가가 상승기류를 타다 추세선을 이탈한 뒤 급등락을 반복할 경우 회복기간이 2~3개월 걸렸다. 따라서 이번에도 철저하게 기다리면서 매수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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