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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나토 정상회의 개막..아프간 대책 중점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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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나토 정상회의 개막..아프간 대책 중점논의


[글로벌이코노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28개 회원국 정상들을 포함, 60여명의 각국 정상급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이번 회의에서 나토는 아프간 완전 철군 예정 시기였던 2014년 이후 아프간의 안정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지원 방안을 협의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시카고로 향하기에 앞서 "시카고에서 열리는 나토회의에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을 위한 책임있는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은 나토가 당초 합의한 2014년말을 목표로 한 아프간 당국으로의 치안관리권 이양계획 준수를 약속하고 있지만, 최근 당선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선거과정에서 이 합의시점보다 앞당긴 올해말까지 3천300명의 자국군을 조기 철군시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올랑드 대통령의 조기 철군 공약으로 인해 나토의 조율된 아프간 철군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프랑스가 조기 철군을 강행할 경우 다른 나토 회원국들의 철군 시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랑드 대통령의 공약사항과 관련, "철군은 조율된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아프간 임무에 참여하는 50개국의 단합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시카고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나토군의 철군 이후 아프간 치안 유지 계획 등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미국의 아프간전 `출구전략'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전투임무를 종료하는 2014년 이후의 비전도 있다"면서 "아프간전은 끝나겠지만, 아프간 국민과의 우정과 동반관계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14년 철군 이후 아프간의 치안역량 등 지원을 위해 매년 40억달러 규모를 아프간에 지원키로 하고 그 비용의 절반을 미국이 부담하는 대신 나머지 비용을 나토를 비롯, 나머지 국가들이 대주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아프간전을 위한 나토군의 주요 보급품 이동 경로인 파키스탄 보급로를 재가동하는 문제도 중점 논의될 전망이다.

파키스탄은 지난해 11월 미군의 아프간ㆍ파키스탄 국경지대 공습과정에서 파키스탄군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국내 반미 여론을 이유로 아프간으로 가는 보급로를 차단했다. 파키스탄 보급로는 나토의 아프간전 군수품 40%가 이동하는 경로로 아프간전략의 핵심 통로로 분류된다.

이 문제 논의를 위해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도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됐다.

그러나 미국과 파키스탄간에 보급로 이용 경비를 둘러싼 이견때문에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이 문제가 타결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파키스탄측은 지난해 11월전까지 파키스탄 영토를 지나가는 트럭 한대당 부과했던 이용로 250달러를 5천달러로 올려서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비용"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 최종타결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종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카고를 방문한 자르다리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전날 밤 예정됐던 자르다리 대통령과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간의 양자회담도 갑자기 취소됐다.

이밖에도 이번 나토회의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MD) 계획의 유럽 추진 문제도 논의되며, 나토 합의문에는 미사일 방어 첫 단계로 요격기를 탑재한 미 전함의 지중해 배치와 터키 레이더 기지 구축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나토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국제안보지원군(ISAF) 및 나토 파트너국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전 시카고에 도착했다.

김 장관은 이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아프가니스탄 장기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아프가니스탄의 군·경 역량강화 및 경제사회 개발을 위한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표명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은 10여년만이다.

한편 나토 정상회의가 개막된 시카고에는 이날 아프간으로부터 즉각적인 철군을 요청하는 수천명의 반전주의자들의 시위가 곳곳에서 벌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