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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인도네시아서도 경찰이 시위대에 총격 대학생 2명 사망 시민들 분노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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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인도네시아서도 경찰이 시위대에 총격 대학생 2명 사망 시민들 분노 고조

인도네시아에서 경찰의 발포로 대학생 2명이 사망하면서 반정부시위가 더욱 격화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에서 경찰의 발포로 대학생 2명이 사망하면서 반정부시위가 더욱 격화되고 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것은 홍콩만이 아니다. 홍콩에서 시민들의 시위에 대해 경찰이 실탄을 발사해 고교생이 중태에 빠진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9월 중순부터 이어지고 있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시위에서 지금까지 대학생 2명이 숨졌다. 모두 실탄에 의한 사살로 드러나면서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시위진압에 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경찰은 “경찰관은 고무 탄만 장전하고 있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학생이나 국민들은 이 해명을 믿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시위대에 대한 실탄사격을 포함한 과잉진압이 홍콩과 같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며, 학생이나 시민에게 경찰이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을 촬영한 현지신문 기자가 폭행당하거나 촬영데이터나 기록의 삭제를 강요당하는 사태도 일어나고 있다.

■ 비리척결법안 약화 시도 국회에 항의집중
인도네시아 국회는 9월17일 국가비리척결위원회(KPK)을 실질적으로 약화시키는 ‘KPK법 개정안’을 국민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시켰다. 그동안 KPK는 수사권, 체포권, 공소권을 가진 독립기관으로 현직 각료들과 국회의장, 국회의원, 법관, 고위관료, 고위층 거악의 비리를 속속들이 파헤쳐 국민의 갈채와 신뢰를 모아온 인도네시아 최강의 수사기관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를 감시위원회의 감시 하에 두고 공소도 대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며, 1년 이상 공소할 수 없는 사안은 입건을 포기하는 등 능력이 제한된다. 또 국회에서는 ‘혼외성교’나 ‘혼외동거’에 관한 규정을 강화하고 ‘정부나 대통령에 대한 모욕’ ‘공인에 대한 비판’등의 벌칙강화, 개인의 사생활 제한이나 ‘표현과 보도의 자유제약’으로 이어지는 형법개정안이 9월24일에 통과예정이었으나 직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요청으로 잠정 연기됐다.

이 KPK개정법과 형법개정이라는 국회의 ‘졸속 법안심의’가 민주화를 후퇴시킬 수 있다며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시위가 9월 중순부터 거의 매주 수도 자카르타 등 주요 지방도시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각지에서 경찰과 격렬한 충돌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 대학생 2명 사인은 총상…경찰은 전면부정

9월26일에는 술라웨시틍가라 주 큰다리 시에서 시위에 참가했던 현지 대학생 2명이 사망했다. 21세의 학생은 가슴, 19세의 또 한명은 머리부상이 치명상이 됐으며 둘 다 총격에 의한 부상이 사인으로 알려졌다. 사태를 중시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9월27일 대학생 2명의 사망에 애도의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경찰당국에 지시했다. 하지만 현지 시위진압경찰 측은 “당시 경찰관은 고무 탄만 소지하고 있었으며, 발사된 실탄은 경찰관의 것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기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이전에도 “고무 탄만 소지하고 있다는 경찰관이 실탄을 장전한 총기를 소지하거나 실탄을 발사한 경우가 있었다”는 점에서 현지언론 등은 경찰의 ‘무죄 주장’ 변명에 깊은 의문을 품고 있다.

■ 취재진까지 습격하는 경찰의 과잉진압

이런 가운데 곳곳에서 사태진압에 나서고 있는 경찰부대의 과잉폭력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독립 언론인연맹(AJI)’는 9월30일 “일련의 대학생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가 경찰의 취재방해 공격을 받거나 기자재나 촬영내용이 삭제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보도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치안당국에 강한 항의를 나타냈다.

AJI에 의하면 지금까지 ‘컴퍼스’지의 여기자가 국회근처에서 경찰관의 일반시민에 대한 폭력 행위를 촬영하고 있던 중 사진과 동영상의 삭제를 강요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IDN 타임즈’의 기자는 학생에 대한 경찰의 과잉폭력을 촬영하고 있던 중 경찰에 습격당해 역시 강제적으로 촬영내용을 삭제하게 되었다. 이 밖에도 방송국 스태프의 삼각대가 파괴되거나 경찰이 되던진 돌멩이나 최루탄의 피해를 당하거나 하는 등 언론취재가 방해되는 사태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AJI는 보도법에서 규정된 “언론의 취재를 의도적으로 방해한 경우 최고형으로 금고 2년 벌금 5억 루피아”라는 조문을 들어 경찰에 수사실태와 해당 경찰관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홍콩시위 취재를 위해 현지에 도착한 인도네시아인 기자가 홍콩경찰의 고무 탄에 맞아 부상한 뉴스를 크게 보도했지만, 인도네시아에서 대학생 2명 사살소식도 크게 다루면서 시위대의 분노를 증폭시키는 동시에 경찰, 정부의 ‘사회정의 실현’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10월1일에 새로 소집된 국회와 10월20일 재선 2기 대통령 취임식을 앞둔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는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