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러한 위기가 비즈니스 측면에서 발생한 리스크라기 보다 중국 중앙 정부의 정책 오류에 따른 '자충수'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해외로의 자금 유출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당초 중국인들을 대량 이주시키겠다는 정책과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중앙 정부는 예상 이상으로 외환보유액의 감소가 심각함에 따라 해외 자산 유출 억제를 보다 긴급도가 높은 정책으로 격상시켜야만 하는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개인적인 투자를 규제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결과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비구이위안만 위태롭게 됐다. 당초 포레스트 시티 내 주택을 분양받은 개인의 70%는 중국 국적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의 해외 자금 유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잔금 지불 불능 상태에 빠졌고, 이는 곧장 비구이위안의 자금 리스크로 이어졌다.
게다가 말레이시아의 국내 정치 문제도 가세했다. "외국인에게 국토를 팔아먹는 짓"이라고 비판을 받아온 나집 정권(당시)에 큰 압력이 집중됐으며, 15년 만에 말레이시아 총리에 재당선된 마하티르 또한 광대한 국토가 외국(중국)에 점거되어 버렸다. 실질적으로는 외국의 영토다"라는 국민들의 비난이 잇따르자, 중국과의 경제협력 재검토와 함께 중국의 투자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물론 정치색이 강한 부동산 개발 안건이 정치적 이유에 의해 방해받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애당초 경제와 산업은 정치적 시선과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국 정부의 정책 오류로 인해 자국 기업의 투자가 해외에서 버림받는 일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특히 부동산 산업이 국가를 지탱하는 중국의 경우에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한편 비구이위안은 포레스트 시티에서 발생한 초유의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해외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눈길을 돌렸다. 지난 3월 30일에는 한국의 부동산 1번지 청담동에 위치한 라이프센터 '차움(Chaum)'에서 VIP 고객을 초청해 '친환경 미래 도시, 포레스트 시티'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중국인 이주의 당초 목표를 벗어나 글로벌 이주 전략으로 변경한 셈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