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체인 AMD는 2014년 "2020년까지 6년간 전력 효율을 25배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25x20 에너지 효율 이니셔티브(25x20 initiative)'를 시작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25배라는 기술 혁신은 무모하다며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중간 단계에서 효율성을 25배로 끌어올리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나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초기인 2014년부터 2015년까지의 전력 효율 향상이 현저한 것을 그래프는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후 속도는 다소 정체됐지만 2016년 후반부터 다시 빨라지기 시작해 '25x20 이니셔티브' 발표 이후 항상 '6년간 25배'라는 목표 달성의 속도를 지속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컴퓨팅의 효율성에 관한 전문가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조너선 쿠미 박사(Dr. Jonathan Koomey)는 "6년간 25배라는 설정은 역사적인 벤치마크인 '무어의 법칙'에 의한 개선 속도를 70%나 웃돌고 있다"며 "'25x20 이니셔티브'가 달성되면 IoT 및 빅데이터 분석, VR, 딥러닝 등 흥미로운 새로운 기술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MD가 하고 있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며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 "2014년까지 AMD의 칩 전력 효율이 워낙 나빴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AMD가 달성하기 어려운 기술적 목표를 내걸고 지속된인 개선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켜 온 것은 틀림없다"며 "CPU 업계 최대의 라이벌인 인텔(Intel)과의 치열한 경쟁이 가능하게 된 위치에 AMD가 올라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AMD의 차세대 '라이젠(Ryzen)' 프로세서와 '베가(Vega)' 그래픽은 '25x20 이니셔티브'의 주요 메트릭 개선이 반영된 것으로 향후 새로운 진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년 후인 2020년 시점에서 AMD가 '25x20 이니셔티브'의 야심찬 목표를 달성한다면 AMD는 CPU와 GPU 양대 시장 모두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리고 3분의 2가 지난 현 시점에서 그 가능성은 매우 높게 점쳐진다. 이는 "향후 2년 내에 AMD가 인텔을 추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