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1시. 이마트24 서울 삼청동점은 도시인들이 급하게 담배 한 갑, 음료수 한 병을 구입하는 여느 편의점과 달랐다. 점심시간인 데도 매장에는 급하게 한 끼를 때우러 들린 사람보다 삼삼오오 서울 여행을 온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았다.
먼저 기자가 관찰해본 결과 관광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독특한 외관이다. 굵은 나무 기둥에 창호지를 덧댄 듯한 전등 장식까지. 영락없는 한옥 대문이었다. 한복을 빌려 입은 외국인 관광객도 어색함 없이 어우러졌다. 입구에 적혀있는 위의 문구대로였다.
위치도 좋다. 한옥마을 관광안내도에 나온 추천 코스를 보면 이마트24 삼청로점은 경복궁-삼청동-인사동을 잇는 길목에 있다.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타이완에서 방문한 루이스 씨의 부인은 “이 편의점 위치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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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판매하는 1층과 달리 2층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휴식 공간으로 꾸며졌다. 동남아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한옥 마루 위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좌식 의자임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교자상에는 한국 전통차가 놓여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울 관광안내소’도 있다. 전통 디저트카페 ‘오가다’ 매장도 숍입숍 형태로 운영됐다. 일본에서 온 관광객은 기념품과 한국 전통주를 살펴봤다.
반면 매장에 특성을 느끼지 못하는 관광객도 있었다. 기념품을 구경하다 자리로 돌아온 일본인 관광객은 “인테리어를 보면 한국 느낌이 들지만 대단하지는 않다”며 “2층에 자리가 있길래 들어왔을 뿐, 다른 카페가 먼저 보였다면 그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마트24는 특화매장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에 이어 4위 편의점으로 올라서며 외형확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매장을 도입해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들어 특화점포 10여 개를 오픈했다.
김형수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