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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경주 대지진 1년 – 지진 공포, 수학여행도시 경주시 위상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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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경주 대지진 1년 – 지진 공포, 수학여행도시 경주시 위상 ‘흔들’

지난 9일 오후 경북 경주시 내남면 부지1리 입구. 대부분의 지진 피해가 복구돼 평상시 모습을 회복해 있었다. 사진=서성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9일 오후 경북 경주시 내남면 부지1리 입구. 대부분의 지진 피해가 복구돼 평상시 모습을 회복해 있었다. 사진=서성훈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서성훈 기자]
10일 오후 경주시 진현동 불국사 숙박단지, 지진으로 인해 수학여행을 온 손님이 거의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서성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0일 오후 경주시 진현동 불국사 숙박단지, 지진으로 인해 수학여행을 온 손님이 거의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서성훈 기자

10일 오후 경주시 진현동에 위치한 불국사 숙박협회가 지진으로 수학여행단이 찾지 않아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사진=서성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0일 오후 경주시 진현동에 위치한 불국사 숙박협회가 지진으로 수학여행단이 찾지 않아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사진=서성훈 기자
지난해 발생한 규모 5.8의 대지진으로 경북 경주가 각종 피해로 허덕이고 있다. 주민들은 지진 공포와 피해보상 미비 등을 토로하고 있다. 또 불국사 숙박단지는 수학여행단이 찾지 않아 파산위기에 내몰려 있다.

기자가 지난 10일 오후 지진의 진앙지 경주시 내남면 부지1리와 경주시 일대를 찾아 현황을 점검했다.

부지1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은 지진 당시를 회상하며 공포감을 토로했다. 주민 A씨는 “기와장이 떨어지고 벽에 금이 갔다”며 “그때처럼 쿵쿵 소리만 나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경주시내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은 지진 공포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다수 시민은 지진 발생 즉시 학교 운동장으로 대피하는 요령을 습득한 상태다.

내남면 부지1리 주민 B씨는 “지진 났을 때는 정말 무서웠는데 이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공포가 덜하다”고 전했다.

당시 경주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으며 대부분 파편, 집기에 의한 가벼운 부상에 그쳤다.

지진 진앙지인 부지리는 당시 기와장, 벽면, 내부 집기가 깨지는 등의 피해를 입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택이 말끔하게 보수돼 기존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부지1리 주민들은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경주시는 지난해 지진 당시 정부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주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89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부지1리에서 피해를 입은 주택이 수십 곳이 넘었지만 보상을 받은 곳은 2곳에 그쳤다. 주민 A씨는 “우리 집은 담이 무너지고 창고에 금이 갔다”며 “다른 집은 우리 보다 적게 피해를 봤는데도 보상을 받더라”고 지적했다.

또 보상금을 받아도 200만원에 불과해 실제 수리비에 미치지 못했다. 일부 주민은 “기와수리공을 부르는데 최소 20만원이 들더라”며 “지진으로 파손된 집을 수리하는데 1300만원이 들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이 같이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혜택은 적었던 반면 관광도시 이미지 하락 등의 결과가 나왔다”며 “경주시의 요청이 잘못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지진 이후 경주시내와 보문관광단지는 관광객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수학여행단의 급감으로 불국사숙박업계가 파산위기에 몰려있다.

9일 오후 경주시 주요 관광지 일대는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로 관광객이 넘쳐났다. 반면 같은 시각 불국사숙박단지는 걸어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을씨년스러웠다. 경주 불국사숙박단지의 예약률은 평년의 5%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주 불국사숙박협회는 수학여행단 감소로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정부 뿐만 아니라 경주시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주 불국사숙박협회 윤선길 회장은 “세월호, 메르스, 경주 지진으로 수학여행단이 오지 않아 대출로 겨우 버텼고 이제 대출 받을 것도 없다”며 “수학여행단 감소로 인한 보상이 아니라 지원을 해달라고 하는데도 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교육부에서는 경주에 수학여행을 가도 안전하고 문제가 없다는 것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면서 “경주시가 유치해야 될 수학여행단을 협회가 유치하고 있다. 시가 나몰라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부에서는 “숙박협회 회원들도 경주시민으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경주시가 강 건너 불구경식으로 미온적일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국사숙박협회 회원들은 “전국 수학여행 1번지 경주시, 불국사 지역이 이렇게 추락하게 놔둬서 안 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수학여행단 유입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경주시에서는 지난 1년간 여진이 633회 발생했다. 6월 27일 오후 8시 17분 경주시 남남서쪽 8km에서 규모 2.0의 지진이후 여진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호산대학교 김재현 부총장은 경주 대지진 1년과 관련 “지진에 대비한 안전교육은 더 많은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며 “보다 현실적이고 체험 중심적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지진대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성훈 기자 00489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