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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평등 117위로 세계 최하위권...WEF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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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평등 117위로 세계 최하위권...WEF발표

한국의 성평등 지수가 후진국으로 꼽히는 르완다(7위)보다 한참 뒤진 최하위권인 117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저명한 민간 싱크탱크인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은 지난 10월 27일(현지시간) ‘2014년 세계 성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in 2014)를 발표하고 세계 142개국의 ‘성 격차 지수’(GGI‧Gender Gap Index) 순위에서 한국은 117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WEF는 남녀 격차가 많이 개선되었지만, 이런 개선 속도라면 근무지에서 남녀평등을 이루는 데는 83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클라우스슈밥WEF회장이WEF2014년성평등지수에대해설명하고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클라우스슈밥WEF회장이WEF2014년성평등지수에대해설명하고있다.
이 지수는 성 격차를 경제력·정치영향력·교육·보건 등 4개 분야에서 14개 지표의 불평등 상황을 계량화하여 여성의 지위를 보여주는 것으로 2006년부터 집계해 발표를 시작했다.
금년의 1위는 아이슬란드였으며,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 순이었다. 2006 이래 선두권은 순위에 큰 변화 없이, 북유럽 국가들이 독차지해왔다.

작년에 비해 미국은 23위에서 20위로, 영국은 18위에서 26위로, 브라질은 71위로 제자리걸음을 했고, 중국은 69위에서 87위로, 일본은 105위에서 한 계단 오른 104위에 올랐다.

문제는 한국이다. 지금까지 여성의 임금 격차 등으로 표시되는 경제참여도와 여성 각료·국회의원 구성비 등이 반영되는 정치력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200797위에서 2008108위로 뒷걸음질 친 뒤, 100위 아래로 다시 내려간 적이 없었다.

2009115, 2010104, 2011107, 2012108, 2013111, 금년은 여섯 계단이나 더 떨어진 117위로, 세계 최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보다 경제력이 약한 필리핀(9), 르완다(7)보다도 한참 뒤진다.

한국 보다 순위가 낮은 국가는 여성의 사회 진출 자체가 쉽지 않은 나이지리아(118), 터키(125), 이집트(129) 등 대부분 아프리카와 중동의 이슬람 문화권 국가들이었다. 북한은 자료가 충분치 않아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 등 동북아 3국이 전반적으로 저조하지만 그나마, 중국이 선방하고 있는 양상이다. 왜 그럴까?

먼저 우리는 14개 지표 중, 식자율과 건강 기대수명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동의 1위를 지켰을 뿐 나머지 10여개 지표는 대개 90~120위 사이에 있다. 남녀 임금격차는 125위였다. 4개 분야 별 순위도 마찬가지로 90~120위 사이에 있다

일본 여성도 중등교육 수준 등이 세계 1위로 평가를 받았지만, 여성의 노동참여율이 낮고 관리자 비율이 적다고 해서 경제 분야는 102위였고, 여성 의원이나 각료들이 적은 탓에 정치 분야는 129, 그리고 교육 분야가 93위였다.

중국의 성평등 순위는 200773, 200857, 201161, 2012년은 69, 201369위로 꾸준히 중위권을 유지해왔다. 이번에 87위로 18계단이나 떨어진 것은 다소 의외다.

왜냐하면 중위권 중국은 기본적으로 마오쩌둥이 하늘의 반쪽이 여자다는 반볜텐(半邊天)을 주장, 여권 신장에 나서면서 여성들의 취업, 공직 진출 및 사회활동 참여에 차별이 많이 없어졌기 때문이. 물론 여성을 우대한데는 공산혁명 과정에서 여성층이나, 노동자·농민층을 공산당원으로 영입하여 국민당을 누르고 정권을 잡으려는 저의도 깔려 있었다.

어쨌든 현재 중국의 경제활동 여성 인구는 3억 명 정도다, 전체 성인 여성인구의 80%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7%를 훨씬 웃돌고 있다. 가히 경제 분야에서도 여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녀평등이중국의기본국책'임을홍보하는포스터.이미지 확대보기
▲'남녀평등이중국의기본국책'임을홍보하는포스터.
각국의 여성 의원 비중에서도 중국은 20133월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1차 회의(정기 국회에 해당)에 참가한 대표 정수 2987명 중 여성이 699명이었다. 그 비율은 23.4%, 세계 평균 20%를 상회했다. 반면 우리는 19대 국회의원(20124월 선출) 300명중 여성은 47명으로 15.7%였다.

중국의 중앙·지방 공무원을 비롯해,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국유사업체·관변단체 임직원 등 소위 국가간부 3900만 명 중 약 40%가 여성 간부다. 부부장(차관)급 이상 여성 고위직도 500명 안팎이고, 650여개에 달하는 각 지방의 주급(州級현급(縣級) 시의 시장·부시장 중에도 여성이 1000여명을 헤아린다. 중국이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근거가 충분하다.

한국의 저평가와 관련,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첫째, 우리의 성 순위가 낮은 이유는 성 격차지수가 해당 지표분야의 수준(level)이 아니라 '남녀 격차(gap)'만을 표시한다는 점에 크게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둘째, 성 격차지수는 해당 국가의 정치경제사회적 수준이 배제되고 성별 격차만 평가하기 때문에 한국 여성의 향상된 지위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발표한 우리의 성 불평등지수 순위인 146개국 중 27위와 상반된 결과를 낳는다고 풀이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WEF의 평가는 외국인이 보는 국가 이미지나 국가 선호도 등으로 직결되는 만큼 지속적 관심과 확실한 개선조치가 필요하다며, 주무부처가 직접 WEF를 상대로 일부 측정방식이 우리의 실상을 잘 반영하지 못했다는 문제점을 제기해 시정하는 노력이 아쉽다고 제언한다.

/윤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