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은 APEC 각료회의가 열린 지난 7~8일, APEC 가맹국이 아니지만 ‘실크로드 경제권’ 실현에 중요한 방글라데시 등 주변국 수뇌들과 연쇄 회담을 갖고, ‘실크로드 경제권’(중국을 기점으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는 육로, 하나의 띠=一帶)과‘21세기 해상 실크로드’(중국 연해지방에서 아라비아 반도에 이르는 해상로, 하나의 길=一路) 건설에의 동참을 호소했다.
시 주석은 “이 기금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 주변지역 국가들의 철도·파이프라인·통신망 등 인프라 정비 뿐 아니라, 자원개발·산업협력·금융협력 등과 관련된 투자와 융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째,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에 대해서도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본금 중 절반을 부담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AIIB에 의한 융자에 더하여 ‘실크로드 기금’을 통하여 중국이 보다 직접 관여하는 형태로 주변국에게 자금을 원조하게 된다. 풍부한 자금력을 발판으로 미국의 의향에 좌우되지 않는 광역(廣域) 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둘째는 중국의 최대 무역상대인 EU에 이르는 주변지역에의 영향력을 높여 중동과 중앙아시아에서 수입하는 자원의 운송로를 원활히 하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중국 국내에서 생산 과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유기업의 저우추취(走出去, 해외 진출)를 지원한다는 의미도 있다.
마지막으로 더 큰 파급효과도 노릴 수 있다. 중국 언론들은 시진핑 지도부의 인프라 외교를 ‘중국판 마셜플랜’이라고 부른다. 미국이 전후 서구의 부흥을 원조하면서 서구에 유입된 거액의 달러를 다시 미국 물자 구매에 사용토록 했다. 그 결과 달러가 세계로 흘러나갔고 결국 달러의 기축통화 화를 촉진시켰다.
이처럼 중국의 인프라 외교도 아시아의 무역과 투자에서 인민폐의 사용을 증가시켜, 인민폐를 국제통화로 육성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