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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마존·구글은 보고 배워라"…中 알리바바, 기업분할로 변화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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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마존·구글은 보고 배워라"…中 알리바바, 기업분할로 변화 모색

알리바바, 창사이래 최대 규모 6개 사업부로 조직 개편 단행

알리바바 로고. 사진=로이터
알리바바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빅테크 기업 알리바바가 기업을 6개 사업부로 나누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28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알리바바 설립자 마원이 중국으로 돌아온 것이 알려진 뒤 하루만에 발표되었다.

대니얼 장 알리바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8일 알리바바의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지주회사인 알리바바 그룹과 6개 독자 사업부로 알리바바를 나누는 게 이번 개편의 주요 내용이다.
로이터통신은 알리바바의 이번 조직 개편을 "창사 24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다.

알리바바가 개편한 6개 사업부에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클라우드), 인터넷 소매(전자상거래), 지역 서비스(배달 등), 스마트 물류, 글로벌 디지털 비즈니스, 디지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이 있다.

장 회장은 각 사업부가 각자 이사회와 CEO를 가질 예정이며, 장 회장 자신은 알리바바 그룹 의장 겸 CEO를 맡는 동시에 클라우드 사업부의 CEO를 담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서한에서 "민첩한 조직을 만들고, 의사결정 경로를 줄이며,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개편의 취지이자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각각의 CEO는 채용‧해고를 포함한 조직관리, 연구개발‧수익과 관련한 경영상 결정권을 가지게 될 예정이다. 장 회장은 준비가 되면 각 사업부 별 독립적인 자금조달과 기업공개(IPO)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의 이번 조직 개편은 한 사람에게 지나친 결정권이 모이는 것을 경계하는 중국 정부가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배런스 등 외신은 이번 알리바바 조직 개편에 대해 "주가에 필요했던 한방"이라면서 "구글이나 아마존도 이러한 조직 개편을 하는 것을 고려해야 된다"고 평가했다. 외신은 "중국 기술 기업이 지주사 구조로 전환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중국 당국의 기술 기업 단속 탓에 기업가치가 5000억 달러 이상 증발한 알리바바가 투자자와 시장을 공략할 준비가 됐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알리바바는 중국 정부의 규제 단속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알리바바의 주가는 2020년 10월 사상 최고가인 319.32달러를 기록한 후 중국 정부의 규제를 받으며 2년 넘게 하락을 거듭했다. 알리바바 주식의 고점 대비 낙폭은 무려 69%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알리바바가 분할 상장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 주식(티커: BABA)은 이날 14.26% 상승한 98.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 최근 글로벌 대기업들의 기업분할이 증가하는 이유


최근 존슨앤존슨(JNJ)과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긴 역사와 막대한 규모를 가진 글로벌 대기업들이 기업분할을 시도하고 있다.

존슨앤존슨은 제약·의료 부문과 소비자 부문을 분리할 계획이다. 분사는 18~24개월의 기간을 거쳐 완료할 예정이며, 존슨앤드존슨이라는 사명은 의료 부문이 가져가고 베이비 로션 등을 취급하는 소비자 부문은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도 2024년까지 회사를 항공·헬스케어·에너지 3개 분야로 분할한다. 사업구조를 단순화해 부채를 줄이고 실적과 주가를 회복하기 위한 결단이다. 현재 GE헬스케어 사업부는 이미 분사한 상태다.

이러한 거대 복합기업들의 기업분할이 줄을 잇는 이유는 덩치가 큰 거대 기업들이 회사를 경영하기에 효율성이 줄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또한 덩치가 큰 대기업보다 작고 효율적인 기업을 선호하고 있으며 현대의 복잡한 사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례 없는 집중과 혁신, 민첩성이 필요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신사업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 덩치가 큰 ‘거대 기업’의 매력도가 떨어진데다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겪으며 공급망 이슈를 비롯해 다양한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문어발식 확장에 주력했던 시대가 지나고 작아도 효율적인 회사가 더욱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됐다고 분석한다. 거대 복합기업의 형태가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기업분할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평가한 것이다.

◇ 아마존·구글 등 기술 대기업에 대한 기업분할 요구 증가


기술기업들은 작년까지는 기업분할의 대상이 아니라고 취급되었으나 최근 금리인상과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으로 기술기업들의 기업분할에 대한 논의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주가가 상승한 메타·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에 비해 성과가 부진한 아마존과 구글에 대한 기업분할 요구가 커졌다.

더 엣지 리서치의 설립자 짐 오스만은 "알리바바가 기업분할에 성공하면 기술기업의 가치창출의 훌륭한 모범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사업이 사업상 관련성이 없고 오히려 기업가치를 서로 갉아먹고 있다는 비평을 이전부터 받아왔다. 특히 아마존 주가는 현재 주당 100달러 미만으로 거래되며 2021년 여름 기록인 주당 189달러 이후 거의 50% 하락했다. 오스만은 아마존 기업분할 시 2년안에 아마존 주가가 1주당 2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글은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꾸준히 반독점 조사를 받아왔다. 오스만은 "구글이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반독점 조사에 직면해 있다. 구글이 주주를 위한 가치를 창출하고 불필요한 반독점 조사를 피하기 위해 유튜브를 분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