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4 09:29
우리는 매일 다양한 희노애락(喜怒哀樂)의 감정을 경험하며 살고 있다. 이 경험 중 대부분은 잊힌다. 하지만 몇몇 강렬했던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하거나 마음 깊은 곳에 억압되어 잊혀진 것처럼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억압된 경험은 비록 오랜 시간이 지난 후라도 처음 경험했을 때와 동일한 인물이나 환경을 마주하면 그때의 감정이 다시 떠오른다. 동일인은 말할 것도 없고 비슷한 사람이나 환경을 만나기만 해도 옛 경험이 떠오르며 격한 감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특히 즐거운 경험보다는 억울하고 슬프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더 오래 남는다. 최근 인기 여자 프로 배구선수의 글에서 촉발된 '학교폭력(학폭)' 관련 폭로가 남자 배구를 넘2021.02.15 09:40
“지옥에 가서 내 아비를 무슨 눈으로 보겠으며 내 가엾은 어미를 무슨 눈으로 다시 보겠는가. 내 부모에게 내가 저지른 짓은 교수형 따위로 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대사는 고대 그리스의 정치가이자 대표적 비극작가인 소포클레스(Sophocles)의 대표작으로 기원전 429년에 초연된 작품인 『오이디푸스 왕』에 나오는 대사이다. 주인공 '오이디푸스 왕'은 친아버지를 살해하고 친어머니와 결혼하여 자녀까지 두는 천인공로(天人共怒)할 범죄를 저질렀다. 즉, 존속살인과 근친상간이 혼합되어 있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 연극이 크게 알려진 것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자신의 성격이론의 핵심으로 이 연2021.01.27 11:00
'대중(大衆)이 즐겨 부르는 노래'를 대중가요하고 한다. 유행가는 특정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대중음악이다. 시대적 상황이 바뀌면 유행가도 바뀐다. 하지만 대중가요에서 제일 많이 다루는 소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이다. 그래서 혹자는 유행가를 '사랑타령'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노래방에서 제일 많이 불리는 대중가요의 3대 소재는 '사랑' '이별' '눈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세 가지는 결국 직간접적으로 '사랑'과 관련이 있다. 이연수 님이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00곡씩 총 1500곡을 선정하여, 주제별로 분석한 연구 「한국 대중가요의 인기도에 따른 노래 가사 분석(2017)」에 따르면, 남녀애정관계와 관련된2021.01.13 10:44
요즘 정신의학과 마음의 건강 영역에서 새롭게 조명받는 선구자가 있다. 바로 '개인심리학'이라는 학파를 창시한 아들러(Alfred Adler)이다. 일반적으로 아들러는 프로이트의 제자이었다가 제일 처음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이론을 세운 사람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그의 이론의 뼈대가 되는 주요한 생각들이 프로이트와 만나기 이전에 발표한 저서에 이미 나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최초의 변절자(變節者)'라는 오명을 벗고 있다. 아들러 자신도 프로이트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나는 프로이트의 과오로부터 득을 보았다"하고 말하면서 프로이트의 핵심적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하2020.12.30 14:33
22개월 된 아들에게 밥도 제대로 주지 않고, 이상 증세가 보였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숨지게 한 친어머니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계모도 아니고 친어머니가 어떻게 두 살도 채 안 된 어린 자식을 배고픔과 고통 속에 방치해 죽게 했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욱 황당한 것은 친모에 의해 저질러진 이 만행의 이유가 "피해 아동이 커가면서 남편을 닮아간다"는 것이었다. 즉, 이 어머니는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순탄하지 못해 남편에게 강한 분노심을 가지고 있는데 아들이 커가면서 남편을 닮아가고 있어서 남편에 대한 분노를 이 어린 아들에게 표출해서 배고픔과 고통 속에게 죽어가게 한 천인공노(天人共怒)할 패륜을 저질렀2020.12.16 10:43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우울증을 의미하는 '코로나 블루'라는 명칭이 회자되고 있다. 그리고 그 실체가 통계 수치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불안 장애 상담 건수가 올해 상반기 1만8931건으로 지난해 1만3067건에 비해 44.8% 늘어났다. 지난해는 한 달 평균 1089명이었지만 올해는 3155명으로 사실상 3배 증가했다. '블루(blue)'는 원래 푸른 색을 뜻하는 단어이지만, 은유적으로 침울(沈鬱)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침울은 말 그대로 '우울하여 가라앉아'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질병이지만 한국문화에서는 특히 심리적으로 강한 우울을 동반한다. 문화는 세상을 이2020.12.02 11:07
40대의 젊은 나이에 미국 35대 대통령이 된 케네디(J. F. Kennedy)는 야심찬 정책을 펴나가고 있었다. 1960년 쿠바는 공산혁명을 주도한 카스트로(Fidel Castro)가 집권하여 반미(反美) 정책을 펴나가기 시작했다. 이전 부패했던 정권에서 불의한 이익을 보던 소수의 사람은 대부분 미국으로 망명하여 정권 재탈환을 꿈꾸고 있었다. 당시는 미국과 소련 사이에 냉전(冷戰)이 한참 고조되던 시대이었기에 미국의 입장에서는 턱밑에서 반미 정책을 펴고 있는 카스트로가 눈에 박힌 가시 같은 존재가 됐다. 케네디 행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카스트로를 제거하기 위한 계획을 입안하였고, 이 법안은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어 1961년 실행되었다. 압도적인2020.11.18 11:10
다른 사람의 행동 원인에 대해 지나치게 행위자의 내적 속성, 즉 성격이나 태도 가치관 등에 원인을 돌리는 근본적 귀인오류에 더해 '행위자-관찰자 편향'도 일상생활에서 많이 일어난다. 행위자-관찰자 편향은 관찰자의 입장에서는 행위자의 행동을 근본적 귀인오류, 즉 내부귀인을 하지만, 행위자가 자기의 행동을 외부귀인 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와 같은 예는 우리들의 크고 작은 일상사에서 다반사로 나타난다. 드라마나 실제 생활에서 술을 자주 마시는 남편과 부인 사이의 갈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건강을 해칠 것을 염려해 자주 음주를 하는 남편에게 부인이 술을 자제하라는 말을 여러 번 한다. 이럴 경우 남편은 자신이 술을 자주2020.11.05 08:40
살면서 전혀 예상하지 않았거나 뜻밖에 일을 당하거나 맞닥뜨리게 되면 "왜 이런 일이 생겼지?"라고 반문하게 된다. 예를 들면, 여행을 가기 위해 공항에 나가 출국 수속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검은 양복을 입은 두 사람이 앞줄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 승객에게 다가가 신분증을 요구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라 호기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신분증을 건네준 사람의 팔을 양쪽에서 잡더니 어디론가 강제로 끌고 갔다. 이 일을 목격하면서 "무슨 일이지? 양복을 입은 사람은 누구이고 끌려가는 사람은 누구지?"하고 스스로 질문하게 된다. 이런 질문에 나름대로 답을 할 때 유용하게2020.10.21 10:33
'20세기 현대사 3부작'으로 불리는 대하소설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으로 1500만부라는 초유의 판매량을 기록한 사실로도 알 수 있는 영향력이 큰 소설가 한 분이 최근 한 모임에서 한 발언이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이분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앞부분 생략)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돼 버립니다. 민족 반역자가 됩니다. 그들을 일본의 죄악에 대해서 편들고, 왜곡하는, 역사를 왜곡하는 그자들을 징벌하는 새로운 법을 만드는 운동이 지금 전개되고 있습니다. 제가 적극 나서려고 합니다." 이 발언에 대해 저명한 시사평론가가 비난하면서 일이 커지고, 주요한 언론매체들2020.10.07 10:45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사를 공동 창업해 30대 초반인 1995년부터 세계 최고의 부호(富豪)가 된 빌 게이츠(Bill Gates)의 부친 빌 게이츠 시니어(Bill Gates Senior)가 지난 9월 14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 그의 사망을 계기로 그와 아들과의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빌 게이츠는 아버지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만큼 아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도 "아버지는 내가 되려는 모습 전부였다"라며 아버지를 애도(哀悼)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오늘날 빌 게이츠는 단순한 세계 최대의 부호로만 명성이 높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부인과 함께 빌 앤드 멀린다2020.09.23 14:26
대인관계와 사회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 사람의 행동을 연구하는 사회심리학에서 '태도(態度)'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태도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태도는 사회 활동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대부분의 태도에 관한 연구들은 한 가지 기본 가정 위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은 '인지적 일관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인지적 일관성 가설은 사람들은 인지들에서 일관성과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만약 서로 불일치되는 신념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은 그것들을 서로 일치시키려고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만약 그들의 인지가 이미 일치2020.09.09 10:04
최근에 욕(辱)하고 관련된 두 가지 에피소드가 언론에 소개되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종교단체의 대표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는 “대통령을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라고 말했다고 소개되었다. 또 하나는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인종차별에 대해 시위하던 중 한 여성이 경찰에게 영어로 욕을 하다가 그의 명찰을 보고 한국계인 것을 알고는 한국말로 고래고래 악을 쓰며 저속한 욕을 하는 장면이 미국 매체에 소개된 것이다. 그 여성은 경찰이 대꾸를 안 하자 계속 따라가면서 도발적인 욕을 해댔다. ‘없는 자리에선 나라님도 욕한다’는 옛말도 있는 것을 보면 욕은 우리 삶에 일상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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