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0 10:08
최근 중‧고등학생들이 저지르는 성관련 사건들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삶을 살았던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남녀 고등학생들이 함께 동급생인 여학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다 거절하자 감금하고 폭행을 행사했다는 식의 기사에는 이제 크게 놀라지도 않는다. 최근에는 성관련 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의 나이가 점점 어려져 이제는 중학생은 물론 초등학생 층으로까지 내려오고 있다. 몇 사건을 살펴보자. 지난 9월 같은 학교 여자친구와 합의 후 성관계를 맺었다가 성폭행범으로 몰릴 뻔한 중학생이 교육청으로부터 징계를 받자 억울함을 호소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은 사건이 일어났다. 중학생 A군은 지난 해 말 같은 학교에2021.10.06 09:11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퇴직을 하거나 은퇴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퇴직과 은퇴가 서로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하지만 정확히 해석하면 이 둘은 서로 다른 것이다. 퇴직(退職)은 ‘물러날 퇴(退)’와 ‘벼슬 직(職)’의 합성어다. 즉, ‘현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은퇴(隱退)는 ‘숨길 은(隱)’과 ‘물러날 퇴(退)’의 합성어다. 즉 ‘현직에서 물러나거나 사회활동에서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 퇴직에서는 ‘현직에서 물러난다’에 주안점이 놓이지만, 은퇴에서는 ‘현직에서 물러나 한가히 지내는 것’에 방점이 찍힌다. 인구의 고령화가 현저하게 시작된 1960년부터 시카고대학교 심리학과를 중심으로 전생2021.09.08 08:40
최근 한 변호사의 뒤틀린 언사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어 중년‧노년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심히 염려스럽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 서울시장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한 변호사가 101세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며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는 삶을 살고 있는 원로 철학자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를 겨냥해 "이래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옛말이 생겨난 것"이란 비난을 했다. 김 명예교수가 자신이 지지하는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특정인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에 만연해가는 연령차별주의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함이다. 이 변호사가 쓴 글은 이미 다양한 매체2021.08.25 13:06
일상생활에서 많이 회자하는 말 중에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이 있다. 원래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이라고 해야 '쪽빛보다 더 푸르다(靑於藍)'는 의미가 갖추어지지만, 일반적으로 줄여서 청출어람이라고 쓴다.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로서 성악설(性惡說)을 창시한 순자(荀子)의 사상을 집록한 『순자』의 「권학편(勸學篇)」에 나오는 말이다. 제자는 학문을 그쳐서는 안 되고, 끊임없이 계속해서 스승을 능가해야 한다고 권면하는 내용이다. 이런 권면은 비단 동양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19세기 말의 유명한 실존주의 철학자 니체(Friedrich Nietzsche)도 명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제자로만 남아 있으면2021.08.11 09:02
많은 화제와 악조건 속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이 끝났다. 항상 그렇지만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올림픽과 같은 큰 지구촌 축제가 끝나면 많은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하고 좌절과 또 새로운 기대를 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역대 기록에 미치지 못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이번 올림픽에서 아쉬움이 컸지만, 나름대로 앞으로 한국 스포츠계를 이끌어나갈 재목들을 발견했다는 기쁨 또한 크다. 인기 종목이 아니라서 팬들의 관심에서 멀리 떨어져 홀로 외로움을 이기며 땀을 흘린 선수들의 선전(善戰)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였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 어떤 종목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끌었던 두 종목이 있었다. 남자 야구와 여2021.07.28 08:51
인간만이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사는 존재이다. 물론 매시간 의식하고 생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시간 사람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간다. 하지만 의식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죽음은 인간의 삶에 크나큰 변화를 주는 것으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의미와 살아가는 모습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이처럼 죽음이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고로 많은 사람들과, 학문과 종교가 죽음과 삶의 의미에 천착해 왔다. 철학은 죽음을 사변적인 방식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그리고 종교는 특정 종교의2021.07.15 10:05
요즘 애완동물로 소라게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소라게의 정식 명칭은 집게이지만 일반적으로 소라게라고 부르는 경우가 훨씬 많다. 집게를 특별히 소라게라고 부르는 이유는 자기 몸에서 껍데기를 만드는 일반 게와는 다르게 고둥이나 소라 등 조개류의 껍데기를 빼앗거나 주워서 거기 들어가 몸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소라나 고둥의 껍데기를 집으로 삼는 이유는 약하고 긴 나선형 복부가 있기 때문이다. 취약한 복부는 몸 전체를 숨길 수 있는 짊어지고 있는 껍데기로 보호한다. 평생 성장하며 몸이 커질 때마다 적당한 조개껍데기를 찾아다니며 이사를 해야 한다. 소라 껍데기로 몸을 보호하지 않으면 낮에 내려쬐는2021.06.30 13:30
우리의 전통문화의 특징을 간략하게 줄이면 가족 중심의 가부장적 위계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가족 중심이라는 말은 개인보다 가족을 행동의 기본적 단위로 본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면 '내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 아버지' 또는 '내 남편'이 아니라 '우리 남편'하는 표현에서 잘 드러난다. 가부장적이라는 것은 아버지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아버지가 중심이니 여타의 가족들은 가장의 말에 순종해야 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되려면 '한목소리' 즉 아버지의 목소리만이 들려야 한다. 위계 사회는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엄격한 질서 속에서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윗사람'이 누구인지는 상황과 여건에2021.06.16 08:35
최근까지 지혜(知慧)에 관한 연구는 철학과 종교의 영역으로 치부되어 왔다. 하지만 현재는 심리학에서도 지혜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심리학에서 연구한다는 것은 조작적 정의와 실험을 통해 실증적으로 연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작적 정의는 연구 가설을 세우거나 실험을 시작할 때 목적에 맞게 용어를 정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심리학에서 지혜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인구의 고령화와 노년층의 증가이다. 고령화와 노년층의 증가는 지금까지 발달심리학의 연구에서 제외되었던 연령을 연구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가 대두되었다. 당연히 최근의 지혜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중년기와 노년기 발달심리학을 연구해온 연구자들2021.06.02 08:49
최근 야당의 당 대표 선임 과정에서 36세의 젊은 정치인이 최고 득표를 하는 등 새바람을 일으키자 나이가 많은 경쟁자들이 자신들이 경륜과 경험이 많다는 것을 내세우며 국회의원 경험 자체가 전무한 젊은이가 당 대표가 되면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과연 특정 정치인이 야당의 대표가 될 자격이 있는지를 가리는 것은 심리학을 공부하는 필자가 왈가왈부(曰可曰否)할 주제는 아닌 것 같다. 다만 나이와 연륜 또는 지혜와의 상관관계는 어떤지를 심리학의 연구를 통해 알아보자. 많은 사람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지혜로워진다고 믿는다. 사실 이러한 믿음은 많은 문화권에서 객관적인 증거 없이도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어렸을 때2021.05.19 13:25
어떤 일을 하는데 필요한 재주와 능력을 '재능(才能)'이라고 한다. 그리고 재능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타고난 능력이고, 또 다른 하나는 본인의 노력과 훈련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개인의 노력과 훈련에 의한 재능은 타고난 능력을 당하지 못한다고 한다.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 수영의 박태환 선수, 축구의 손흥민 선수 등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첼리스트 장한나,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 뛰어난 업적을 이룬 예술가들을 일컬어 '천부(天賦)의 재능'을 타고났다고 부른다. '천부의 재능'은 각자의 영역에서 범인(凡人)들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큰 업적을 남겼을 때 이르는 말이다. 이들이 각고의 노력과 상상하기 어려운 고된2021.05.05 08:51
잔뜩 찌푸린 날씨와 같은 현실에서 속 시원히 소낙비가 내리고 말끔히 갠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건이 일어났다. 74세의 배우 윤여정 님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카데미상 수상은 언감생심(焉敢生心) 꿈이나 겨우 꾸어볼 멀리 있는 일처럼 여겨졌는데 작년에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작품상을 받은 데 이어 <미나리>에 출연해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것은 쾌거라 할 수 있다. 영화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필자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중년·노년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필자로서는 윤여정 님의 나이 74세에 더 많2021.04.21 08:40
고려대 심리학부 허태균 교수는 2015년 『어쩌다 한국인』이라는 저서를 출판했다. 그 제목도 파격적이지만 그 내용도 제목 못지않게 파격적이고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그는 이 책에서 한국은 지금 사춘기를 겪고 있다고 단정한다. 사춘기는 소위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대' 혹은 '이유 없는 반항(反抗)의 시대'라고 명명되고 있다. 하지만 사춘기 또는 청소년기의 특징을 잘 이해하면 '질풍노도'가 '이유 없는 반항'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청소년기는 말 그대로 '(청)소년'과 '청(소)년'이 함께 공존하는 시기다. 즉, 어린이(소년)와 어른(청년)의 두 시기의 특성이 함께 섞여 있다. 마치 지진처럼, 두 마음의 판이 충돌하면서 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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