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이상 근로자 임금이 올라도, 이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인의 구매력이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지난해 3월 이후 10번에 걸쳐 기준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했다. 그러나 연준의 기대치만큼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았고, 연준은 지난달을 건너뛴 뒤 이번 달에 다시 기준 금리를 0.25% 퍼센트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는 대체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CNN 비즈니스가 지적했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둔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0.1%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 2020년 8월 이후 최소폭이다. 지난 5월 당시의 0.9%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2.6% 각각 올랐다. 근원 PPI는 전년 대비로 2021년 2월 이후 가장 작은 폭의 상승률이다. 전날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보다 3.0% 상승해 2%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6월에 비농업 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팬데믹 이전보다 올라갔다. 6월 비농업 고용은 20만 9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 24만 명을 밑돌았다.
그러나 시간당 임금은 지난해보다 4.35% 상승했다. 이는 팬데믹 당시의 3%대보다 오히려 상승률이 더 올라간 것이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시간당 임금이 예상치를 웃돈 데 대해 “이것은 후행 지표이고, 전반적으로 고용 시장이 훌륭하지만,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임금 상승이 기업의 탐욕 인플레이션보다는 분노를 유발하진 않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는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2021년 2분기까지 1년 동안 이들 상품 가격을 4.3% 올렸다. 그러나 이 기간에 생산량 단위당 인건비는 2.3% 하락했다. WSJ은 "임금이 물가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가 최근 몇 달 동안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근로자에게 반가운 소식이지만 수익 마진 축소와 기업의 저항, 고물가 지속 등 상쇄해야 할 여러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