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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임금 상승률, 26개월 만에 물가 상승률 첫 추월...경제적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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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임금 상승률, 26개월 만에 물가 상승률 첫 추월...경제적 득실은

올 6월 실질 임금 상승률 0.6% 기록…근로자 시급도 5, 6월 연속 상승세

미국에서 실질 임금이 지난 6월에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사진=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실질 임금이 지난 6월에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사진=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미국인의 실질 임금 상승률이 지난달에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미국인들의 체감 물가는 이런 경제 지표와는 다르고, 이런 현상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는 올해 6월에 인플레이션 조정치를 반영한 실질 임금 상승률이 0.6%를 기록해 2020년 2월 당시에 0.7%를 나타낸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고 미 노동 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올해 5월에 이어 6월에 근로자 시급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개월 연속 오른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2021년 이후 처음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최근 2년 이상 근로자 임금이 올라도, 이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인의 구매력이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지난해 3월 이후 10번에 걸쳐 기준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했다. 그러나 연준의 기대치만큼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았고, 연준은 지난달을 건너뛴 뒤 이번 달에 다시 기준 금리를 0.25% 퍼센트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실질 임금 상승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임금이 오르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한다. 연준은 노동 시장 수요가 감소해야 임금이 내려가고, 물가도 내려갈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임금이 오르면 소비자의 구매력이 유지되고, 이것이 경기 침체를 막아줘 연준이 목표로 삼는 소프트 랜딩이 가능해질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는 대체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CNN 비즈니스가 지적했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둔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0.1%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 2020년 8월 이후 최소폭이다. 지난 5월 당시의 0.9%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2.6% 각각 올랐다. 근원 PPI는 전년 대비로 2021년 2월 이후 가장 작은 폭의 상승률이다. 전날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전년 동월보다 3.0% 상승해 2%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연준은 노동 시장 과열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더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주 7월 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 2000 건 감소한 23만 7000을 기록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73만 건으로 소폭 늘었다.

미국에서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팬데믹 이전보다 올라갔다. 6월 비농업 고용은 20만 9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 24만 명을 밑돌았다.

그러나 시간당 임금은 지난해보다 4.35% 상승했다. 이는 팬데믹 당시의 3%대보다 오히려 상승률이 더 올라간 것이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시간당 임금이 예상치를 웃돈 데 대해 “이것은 후행 지표이고, 전반적으로 고용 시장이 훌륭하지만,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임금 상승 기업의 탐욕 인플레이션보다는 분노를 유발하진 않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는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2021년 2분기까지 1년 동안 이들 상품 가격을 4.3% 올렸다. 그러나 이 기간에 생산량 단위당 인건비는 2.3% 하락했다. WSJ은 "임금이 물가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가 최근 몇 달 동안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근로자에게 반가운 소식이지만 수익 마진 축소와 기업의 저항, 고물가 지속 등 상쇄해야 할 여러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